이영애 “《구경이》는 나를 위한 드라마”
  • 하은정 우먼센스 대중문화 전문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11.06 15:00
  • 호수 1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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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망가지는 캐릭터로 4년 만에 안방극장 컴백

톱스타 이영애가 거침없이 망가지고 있다. 드라마 《구경이》로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그는 “이상하고 독특한데 재밌다”고 야심 찬 컴백 소감을 밝혔다.

《구경이》는 게임도 수사도 렉 걸리면 못 참는 방구석 의심러 구경이(이영애 분)의 하드보일드 코믹 추적극이다. 극 중 이영애는 경찰 출신 보험조사관 구경이 역을 맡았다. 구경이는 과거 유능한 경찰이었으나 세상과 벽을 쌓고, 현재는 게임에 빠져 집에 은둔해 사는 인물이다. 비상한 두뇌, 예리한 촉을 가진 ‘방구석 의심러’ 구경이의 서스펜스 가득한 추적극과 세상으로 나오게 되는 과정이 드라마의 재미를 끌어올린다.

은둔형 외톨이 구경이는 보험사기 의심 사건을 의뢰받고 조사를 위해 오랜만에 외출에 나선다. 이 사건과 엮이며 구경이의 잠들었던 의심의 촉은 살아나고, 구경이는 이 사건이 사고로 위장된 살인임을 직감한다. 살인자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한 구경이의 추리가 풀가동된다. 신출귀몰하는 연쇄 살인마와 끊임없이 의심하는 구경이의 서로를 쫓고 쫓는 추격전이 흥미롭게 그려진다.

연출을 맡은 이정흠 감독은 “이상한 드라마다”라고 운을 떼며 “4~5개월 동안 촬영하며 예측 불가한 지점이 많았다. 촬영하면서도 황당했는데, 보다 보면 작가님들이 그려놓은 빅 픽처에 다가가는 느낌이 들었다. 이상한 게 재미의 포인트다. 캐스팅은 기존 이미지를 깬 것이 비법이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구경이》의 관전 포인트는 파격 변신을 선언한 이영애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는 멜로로, 드라마 《대장금》에서는 요리로, 또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는 화려한 복수로 센세이션한 바람을 일으켰던 이영애가 이번엔 세상에 없던 탐정 ‘구경이’로 시청자들을 공략한다. 우아함의 대명사인 이영애가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고 트렌치코트를 펄럭이며 산발 머리를 한 채 거리를 돌아다니고, 단서를 찾기 위해 쓰레기통도 뒤지는 등 파격 변신을 선보이고 있다.

이영애 외에도 극을 더 풍성하게 채울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으로 이름을 알린 기대주 김혜준은 해맑은 미소를 지닌 미스터리한 학생 케이로 존재감을 발산한다.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 김해숙은 자애롭지만 속을 알 수 없는 두 얼굴의 용국장을 강렬하게 그려낼 예정. 또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에서 각각 사랑받은 곽선영, 조현철은 극 중 이영애와 함께 조사를 펼치는 ‘구경이 팀’으로 활약한다. 곽선영은 괴팍하고 의심 많은 구경이를 컨트롤하는 나제희 보험조사 팀장으로, 조현철은 센스 넘치는 조사관 오경수로 분한다. 구경이의 오른팔 게임 파티원 산타 역의 백성철과 케이의 조력자로 합류하는 이홍내도 있다.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4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이영애를 만났다.

ⓒJTBC 제공

《구경이》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뭔가.

“이상한 드라마라 선택했다. 진심이다. 이상하고 독특하고 재미있었다. 그게 가장 큰 이유다. 애초에 드라마 대본을 받고 읽었는데 자꾸 보게 되더라. 내가 머리가 나쁜가? 내가 이해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독특했다. 기존 드라마와 결이 다르고 색깔이 다르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었고, 현장에 가는 것도 즐거웠다. 재밌는 촬영이 될 거라는 기대감을 주는 대본이어서 선택했다.”

구경이는 어떤 캐릭터인가.

“전직 경찰관 구경이는, 남편의 원인 모를 죽음으로 과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인물이다. 구경이는 조금 괴팍하고 엉뚱하고 사회에 동떨어진 은둔자다. 가슴 깊은 곳에 가족이 자리 잡지 못했던, 가족에 대한 아픔이 있는 친구다. 대본을 읽으면서 ‘해체된 가족의 문제’까지 생각해 봤다. 서로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그 과정에서 구경이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말과 몸짓도 연구해 봤다. 의심하고 관심이 많은 구경이를 보시는 것도 매회 새로운 느낌이실 거 같다. ‘여태까지 보지 못하던 새로운 드라마가 하나 나왔구나’라고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 종합선물이 될 수 있는 드라마가 되면 좋겠다.”

4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이다. 파격 변신이기도 하다.

“새로운 도전이었다. 배우라면 자신이 선택한 작품에서 자기도 모르는 새로운 색을 보여주려 노력한다. 이 작품도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내가 보여주고 싶은 색깔을 담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덧붙여 나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다. 구경이를 연기하며 스스로 재미도 느껴보고 싶었다. 나를 위한 드라마일 수도 있다. 내가 나를 위해 선택한 작품이 재밌다면 시청자도 재미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구경이와의 싱크로율도 궁금하다.

“누구나 내면에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나(웃음). 보여줄 게 많은 드라마다. 음악도 좋고 연출력도 말할 게 없다.”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떤가.

“제목은 《구경이》지만 ‘구경이’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색깔이 다양한 분들과 어우러지는 호흡이 독특하다. 배우들이 너무 훌륭하고 색깔이 다양하다. 배우들과 어우러지는 호흡 또한 독특하다. 새로운 분들의 매력을 알아가면서 더욱 좋아지더라. 특히 김혜준은 열정이 많은 배우다. 직접 전화해서 나와 함께 밥을 먹고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계속했다. 이 외에도 다른 배우들의 에너지를 모두 받아가고 있다.”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통영 촬영 때였다. 아주머니들이 길을 가다가 저를 보시고 ‘이영애 닮은 사람 같은데, 왜 산발하고 다니냐’ ‘애기 엄마 아니었냐. 왜 그러고 있느냐’고 말하시더라(웃음). 그 아주머니들이 방송을 보시면 이영애가 왜 산발을 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배우로서 아기 엄마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웃음).”

 

연출을 맡은 이정흠 PD는 이영애의 변신에 대해 “캐스팅을 할 때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 배우가 기존에 갖고 있던 이미지를 비틀어볼 수 있는 부분이 없을까였다”며 “우아함과 단아함의 대명사인 이영애 선배에게 촬영하면서 ‘이거 써도 되나요?’ 하고 매일 물어본다. 《구경이》라는 캐릭터는 현실 이영애와는 동전의 양면 같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드라마 《구경이》의 키워드는 무엇인가.

“‘코미디’ ‘액션’ ‘게임’이다. 극 중 구경이가 (사건 조사를 하다 보니) 어두운 이야기도 있지만, 그 과정이 결코 어둡지 않고 만화처럼 풀어가는 재미가 있다. 독특한 소재와 연출이 이 드라마의 무기라고 생각한다. 저도 코미디에 새롭게 도전해 봤고, 액션도 했다. 어설픈 액션이긴 하지만, 독특한 장르 안에서 풀어내는 다양한 모습이 있어 지루하지는 않을 거다. 구경이는 게임에 빠져 사는 은둔형 외톨이다. 사실 제가 게임에 대해 잘 모른다. 그래서 아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이 외에도 다양하고 재밌는 이야기가 많으니 기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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