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아이들, ‘그들이 사는 세상’에 다가가려면
  • 김나연 이노션 인사이트그룹 그룹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11.25 10:00
  • 호수 1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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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시장 변화 주도…공감·지지하며 함께 변해 가야

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와 다르다. MZ세대에 포함시키기도 힘들다. 최근 이노션 인사이트그룹은 트렌드 서적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1》에서 Z세대의 특성을 자세히 다뤘다. 그동안 밀레니얼 세대가 마케팅 타깃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이제 40대에 진입하기 시작한 밀레니얼 세대보다는 그보다 어린 Z세대가 시장의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Z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세대와 달리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세상과 만났다는 것이다. 아주 어릴 때 인터넷을 접했고 학교에 들어가면서는 자신의 디지털 디바이스를 가지고 생활했다. 자연스레 소셜 미디어 계정을 만들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며 살아왔다. 궁금한 게 있으면 부모나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던 윗세대와 달리 자신의 디바이스로 직접 원하는 정보를 탐색하고, 온라인을 통해 연결된 다양한 친구를 통해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며 사는 세대가 바로 Z세대다.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디바이스를 통해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며 자랐기 때문에 유튜브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영상 콘텐츠를 찾아보는 데 익숙하고 매스미디어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이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방식으로 열린 2021학년도 고려대 입학식. 신입생들 모습이 모니터에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개성’보다 ‘가치’ 더 중시하는 Z세대 

또한 이들은 그 어느 세대보다 독립적으로 자신의 가치관을 형성한다. 정치, 환경, 인종차별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과감하게 표출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스웨덴의 2003년생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에 최연소로 뽑히기도 했던 툰베리는 전 세계 많은 청소년과 함께 환경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 동물 학대에 반대하고 비건 라이프에 관심이 많은 또래 청소년을 위해 10대가 직접 비건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한 사례도 있다. 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로 스타덤에 오른 2008년생 밀리 바비 브라운의 ‘플로렌스 바이 밀스(FLORENCE BY MILLS)’다. 

이노션 인사이트그룹에서 글로벌 패널 데이터를 이용해 자체적으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모두 남들 앞에서 돋보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만 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와 달리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을 더 중시하는 성향이 있다.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중시하고 이를 존중받기 원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대표적인 특성과는 다른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에 비해 다른 국가나 문화에도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어릴 때부터 인터넷으로 글로벌 문화를 경험하고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정보도 쉽게 습득하며 자라온 세대이기에 자연스럽게 글로벌 시민의식이 형성된 것이다. 최근 들어 친환경을 필두로 많은 기업이 ESG 경영을 선언하고 있다. 인종이나 성차별 등 각종 사회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기업 또한 증가하고 있다. Z세대는 그 어느 세대보다 관심 있게 이러한 행보를 지켜보며 진정성 있게 행동하는 기업들을 응원한다. 

Z세대의 또 다른 특징은 온라인과 현실세계 간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는 것이다. 기성세대는 주로 현실세계 친구들과 온라인에서도 관계를 형성한다. 반면 Z세대는 온라인에서 먼저 친구가 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한 번도 오프라인에서 만난 경험이 없어도 현실에서 사귄 친구들과 똑같이 친밀감을 느낀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수많은 온라인 활동이 이들에게는 낯설고 생소한 경험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마케팅 화두가 되고 있는 메타버스 또한 가상과 현실의 구분 없이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Z세대에게 최적화된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가상세계 속 게임 차원이 아닌 자신의 아바타에게 명품 옷을 사입히거나 유명 셀럽의 공연을 즐기는 등 현실에서는 채울 수 없는 욕구를 메타버스를 통해 충족하는 것이다. 

 

다양한 플랫폼 통해 경제력 키워 

Z세대에게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대다수가 아직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에 뛰어들지 않은 세대임에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경제활동을 하며 소비력을 키워가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활용해 만든 상품을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아이디어스나 크몽 같은 플랫폼의 등장은 Z세대의 경제적 독립을 가능하게 한 요인 중 하나다. 

과거에 청소년 혹은 20대 초반 성인들의 경우 경제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성장세대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미래 시장을 위해 관리해야 하는 잠재 소비자로 분류되기도 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하지 않았더라도 Z세대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스스로 경제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마케터들이 관심을 가지고 접근해야 할 중요 소비층이다. 

다만 디지털 세상에 익숙하고 첨단기술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기술적으로 새로운 경험이나 빠르고 쉽게 소비되는 콘텐츠 자체가 아니다. 그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회 이슈들에 주목하고 그들이 지향하는 가치를 지지하고 공감하며 함께 변화를 만들어가는 브랜드만이 장기적으로 Z세대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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