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카 살인’ 변호 논란 일파만파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1.11.2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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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재명, 인권 변호사라더니 ‘조카 변호사’였을 뿐”
피해자 유족 “사과 한 번 없더니 이제와 끄집어내…뻔뻔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핵심 당직자 일괄 사퇴와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핵심 당직자 일괄 사퇴와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과거 변호사 시절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조카를 변호한 것을 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이 후보의 공식 사과에도 국민의힘은 연일 “대통령이 되어선 안 된다”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을 맡은 김은혜 의원은 26일 논평에서 이 후보의 조카 변호 이력과 관련해 “속속 드러나는 ‘변호사 이재명’의 위선의 과거가 대통령이 되어선 안 될 이유를 증명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15년 전 어버이날 새벽 교제하던 여성과 어머니를 37차례나 찔러 살해하고 아버지마저 노렸던 잔혹한 모녀 살인을 우리는 데이트 폭력이라 부르지 않는다”며 “살인범을 변호하기 위해 당시 이재명 변호사가 방패로 쓴 논리는 2018 PC방 사건 때 이 후보가 그토록 비판했던 감형용 심신미약이다. ‘인권 변호사’라더니 사실은 그저 ‘조카 변호사’였을 뿐”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정치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소신이 있었다면, 변호사로서 공익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조카에게 자백을 시키고 피해자에 용서를 구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었다”며 “이 후보는 어떻게든 정도를 저버린 위선의 역사를 지우고 싶겠으나 살아남은 사람들의 기억까지 지울 순 없다.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에 이재명 변호사가 적합하지 않은 이유”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인 전주혜 의원도 “이재명 후보의 심신미약 감경 주장은 후안무치한 변론을 한 것”이라며 “사과로 끝낼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흉악 살인 범죄를 변호하면서 충동 조절 능력 저하나 심신 미약 상태를 주장한 사람이 어떻게 피해자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겠는가”라며 “국가지도자라면 마땅히 가져야 할 약자에 대한 기본 인식과 공감 능력의 심각한 부재”라고 꼬집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 안전을 위한 특별대책을 강구하겠다고 공약하면서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다”라고 고백했다. 이 후보는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며 “평생 지우지 못할 고통스러운 기억이다.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 후보의 조카 김아무개씨는 2006년 5월 서울 강동구에서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와 그의 모친을 흉기로 수십차례 찔러 살해했다. 전 여자친구의 부친은 사건 당시 5층에서 뛰어내려 중상을 입었다. 당시 이 후보는 조카의 1·2심 변호를 맡았으며 이후 김씨는 2007년 2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와 관련해 해당 사건의 피해자 유족은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데, 이제 와서 예전 일을 끄집어내 보란 듯 얘기하는데 참 뻔뻔하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피해자의 아버지 A씨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후보 일가 측으로부터 사과 연락이 온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사건 당시에도 사과는 없었다”며 “죽을 때까지도 그 사건은 잊을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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