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돌연 잠적’에 두 동강 난 국힘…“지키자” vs “푹 쉬라”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1.11.3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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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하태경 등 “이준석 없이 대선 어떻게 치르나”
전여옥 “‘관종’ 이준석, 사람들은 금방 잊을 것”
이준석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왼쪽)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대선 후보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왼쪽)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대선 후보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돌연 잠적한 것을 두고 당내 평가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이준석 대표를 지켜야 한다”라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당 대표로서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표를 두둔하면서 윤석열 후보 측을 비판하고 나섰다. 윤 후보 경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이 대표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며 “최근 이 대표 패싱 논란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우리당의 정치혁신과 청년정치를 상징하는 이 대표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대표 없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안이한 생각은 대선 승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청년의 압도적 지지 없이 우리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였던 홍준표 의원도 자신이 운영하는 ‘청년의꿈’ 홈페이지 ‘청문홍답’(청년의 고민에 홍준표가 답하다) 코너에 “(이준석 대표 없이는) 대선 치르기 어렵다. 당 대표를 겉돌게 하면 대선 망친다”며 “당대표가 상임 선대위윈장이 되어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이상한 사람들이 설쳐서 대선캠프가 잡탕이 됐다”고 일갈했다.

윤석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태호 의원도 “차, 포 다 떼고 이길 수 있는 판이 아니다”라며 “이번 대선은 결코 녹록한 선거가 아니다. 당 대표까지 설 자리를 잃으면 대선을 어떻게 치르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누구든 말을 삼가고 자중하라”며 “윤 후보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 후보의 눈과 귀를 가리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3선 중진인 김태흠 의원 역시 “정녕,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잊었는가. 대선후보, 당 대표, 선대위 핵심 인사들 왜 이러는가”라며 “여러분들의 지금 언행은 사욕만 가득하고 전략과 시대정신 부재인 무능의 극치로 정권교체라는 대의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이견이 있다면 자신의 사욕, 자존심을 다 버리고 선대위에서 녹여야 한다”며 “선대위는 후보를 중심으로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에게 대선 승리의 희망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당내 인사들 사이에선 이 대표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정권 교체만을 갈망하고 꾹꾹 참아왔던 우리도 이제 여기까지만”이라며 “그냥 푹 쉬라”고 비판했다. 전 전 의원은 “사람들은 금방 이준석을 잊을 거다. 앞으로 나타나지 않겠다는 말을 꼭 지켜 달라. 중대결심 안 해도 상관없다”고 쏘아붙였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돌연 칩거에 들어갔다. 명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윤 후보 측에서 충청 방문 일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공개 반대해 온 이수정 교수 영입 등을 강행한 데 대한 불만의 표시라는 해석이 나왔다. 일각에선 대표 사퇴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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