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커뮤니티’ 나타난 이재명 “여기서 전 너무 비호감”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sisa4@sisajournal.com)
  • 승인 2021.12.1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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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올린 글, 최다 비추천수 기록
결국 계정 차단…운영진 “정치인 셀프 인증 금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감염병 대응 정책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감염병 대응 정책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펨코)'에 직접 글을 올렸다가 운영진에 의해 삭제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10일 펨코 운영진은 '사이트 규정대로 운영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에서 이 후보의 글을 언급하며 "'목적성 가입 및 활동, 셀프 홍보' 금지 규정에 근거하여 해당 글을 삭제하고 작성자는 차단 조치를 하였다"고 밝혔다.

운영진은 "9일 13시경 본 사이트에 대통령 후보의 글이 올라왔고, 사이트 규정을 위반했음에도 해당 글과 사용자에 대해 이전 정치인들 건을 처리하였을 때처럼 해당 글을 삭제하고 작성자를 사이트 차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글 삭제 조치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처음에는 모든 운영진이 차단으로 의견을 모았었는데, 공지글을 준비하며 의견을 나누는 중에 작성자가 현재 대선 후보이다 보니 글 삭제와 차단이 부담되어 망설이다가 그대로 두는 것으로 결정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운영진의 잘못된 판단에 실망한 사용자분들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고 "추후 (이 후보가 글을 올렸던) 정치·시사 게시판에 정치인 셀프 인증 금지 부분을 넣고 관련 부분을 오늘과 같이 적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글과 함께 인증샷을 올렸다. ⓒ에펨코리아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글과 함께 인증샷을 올렸다. ⓒ에펨코리아 제공

앞서 이 후보는 비교적 낮은 지지율을 보이는 2030세대 남성 표심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9일 "펨붕이(펨코 사용자를 뜻하는 은어)들, 안녕하세요? 이재명입니다"라고 시작하는 내용의 글을 해당 커뮤니티에 올렸다.

이 후보는 "불쑥 찾아와 불편하게 했다면 죄송하다"면서도 "여기에서 나오는 정책 제안이나 비판 글을 제가 한 마디라도 더 보고 가면 나쁘진 않겠지요? 한 번 보고 두 번 보면 자꾸만 보고 싶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간혹 직접 글도 쓰고, 댓글에 댓댓도 달 테니 뭐든 남겨만 주시고 불러만 달라. 쓴소리 단소리 뭐든 좋다"며 "듣고 가슴 깊이 새기고 정책에 반영해 나가겠다. 종종 오겠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가 보수 성향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것은 파격적 행보였지만, 반응은 싸늘했다. 이 후보가 작성한 글은 약 4시간 만에 비추천 5000개를 넘으며 펨코 게시글 중 역대 가장 많은 비추천 기록을 세웠다.

한편 지난 4월 김남국 민주당 의원도 소통을 목적으로 해당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가 비판에 직면하고, 결국 운영진으로부터 삭제조치를 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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