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공산 고령’ 두고 군수 하마평 벌써부터 10여 명 ‘각축’
  • 심충현·최관호 영남본부기자 (sisa514@sisajournal.com)
  • 승인 2021.12.19 15:00
  • 호수 1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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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군수 선거, 박정현·이남철·임욱강 3강 구도 선점
야당 공천이 관건…여권에선 뚜렷한 주자 안 나타나

[편집자주] 내년 6월1일 치르는 제8회 지방선거가 17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전국 광역·기초단체의 장과 지방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는 내년 3월9일 치러질 대통령선거로 인해 그 열기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양대 선거를 치러야 하는 지역 정치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새 대통령 취임식이 5월10일인 점을 감안하면 그로부터 20일 후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대선 결과가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대구·경북(TK) 지방선거에 도전하는 지역 인사들도 대선 결과에 따라 정치 지형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고 있다. 보수 성향이 특히 강한 TK 지역 지방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아무래도 국민의힘의 싹쓸이식 압승이냐, 더불어민주당의 의미 있는 선전이냐로 압축된다. 지난주 경산시에 이어 이번에는 경북 고령군으로 가봤다.

경북 고령군 전경ⓒnewsis

경북 고령군수 선거는 3선인 곽용환 현 군수가 ‘3선 연임제한’으로 출마하지 못함에 따라 무주공산이 되면서 누가 새로운 군정 책임자로 등장하느냐에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로서는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어 그야말로 군웅할거 양상이다. 인구 3만1000여 명의 소도시 고령군에 차기 군수 후보군으로 10여 명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대비 전국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양상이다. 

이는 1998년 이후 이태근 전 군수(민선 2~4기)와 지금의 곽용환 군수(민선 5~7기)가 잇따라 3선에 성공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런 장기집권 현상 때문에 자천타천 많은 후보가 고령군수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고령군 역시 경북 도내 다른 선거구와 마찬가지로 보수세가 절대적이다. 이는 곧 제1 보수야당인 국민의힘 공천이 당선에 상당히 유리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실상 본선인 내년 6·1 지방선거보다 예선 격인 국민의힘 공천을 누가 받느냐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여권에선 뚜렷한 주자가 나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야권 후보들은 경선 규칙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재까지 예상 후보 구도와 판세를 보면 국민의힘 후보로는 현직 도의원과 전 국장급 공무원 등이 도전 의지를 표방하고 있다. 우선 박정현 경북도의원이 강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공무원 출신으론 이남철 전 고령군 행정복지국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여기에 임욱강 전 고령군 기획실장도 가세해 국민의힘 공천을 받기 위한 치열한 물밑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폭넓게 기여해온 것을 기반으로 풍부한 의정활동이나 행정 경험 등 자신만의 강점을 부각시키면서 차기 고령군수 적임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매일신문이 소셜데이타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1월20~21일 고령 군민 18세 이상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차기 고령군수 접합도’ 여론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이남철 전 국장이 24.4%, 박정현 도의원이 17.3%, 임욱강 전 실장이 15.8%를 각각 기록하며 1~3위에 올랐다. 모두 국민의힘 후보이고, 현재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는 아직 나서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유무선 ARS조사 방식으로 표본오차 ±4.4%p(95% 신뢰수준), 응답률 16.2%.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박정현 경상북도 도의원ⓒ박정현
박정현 경상북도 도의원 ⓒ박정현

박정현 “성을 허물고 길을 내는 군수 될 것“

“지방자치 시대 행정 책임자의 덕목은 민주시민으로서 자질을 갖추고, 앞날을 내다보는 능력을 겸비한 투명하고 깨끗한 사람이어야 한다. 특히 사회 각 분야를 아우르며,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박정현 경북도의원이 내건 출마 각오다. 그는 2010년 제6대 고령군의회에 입성했고, 후반기 부의장에 당선됐다. 이어 경북도의원(10대)에 당선된 이후 건설소방위원회 부위원장을 거쳐 현재 건설소방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박 도의원은 이를 바탕으로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지방자치지원 단장에 임명됐다. 군의원을 거쳐 도의원에 이르기까지 지방의회에서 풀뿌리 경험을 한 박 도의원은 10년이 넘는 지방의원 활동으로 각 분야에 안목을 갖춘 지역 정치인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박 도의원은 “어려운 고령군 재정을 위해 세일즈 군수가 되고자 한다. 나는 예산 전문가다. 국·도비 예산 확보에 모든 것을 바쳐 예산을 많이 가져오는 군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의 가치를 우선하고, 군민들의 고충 해소를 위해 발로 뛰며, 공공의 가치를 높이는 현장 중심의 생활정치를 하겠다”며 자신의 정치철학을 밝혔다.

이남철 전)고령군 행정복지국장ⓒ이남철
이남철 전 고령군 행정복지국장 ⓒ이남철

이남철 “고령에 새 희망을 불어넣겠다”

“화합·상생·모든 것을 함께하는 고령, 고령의 새 희망과 새바람을 이남철이 불어넣겠다.” 이남철 전 고령군 행정복지국장의 각오다. 다년간 고령군 공직생활을 경험한 덕분에 그의 중점 공약사항도 구체적이다. 인구 유입을 위한 장·단기적 인프라 구축과 지역별 맞춤형 정책 수립, 열린 행정 실현, 맞춤형 복지 실현, 스마트 미래농업 육성 등이 대표적이다.

이 전 국장은 1979년 공직생활을 시작으로 고령군청 행정복지국장(서기관)까지 40여 년간 공무원의 길을 걸었다. 재임기간 중 대통령표창장 2회와 장관표창장 2회, 도지사 표창장 3회를 수상하면서 지방행정 전문가로 풍부한 경륜을 쌓았다. 그는 “고령 군민과 함께 소통하고, 군민과 함께 군정을 기획·추진해 군민이 느낄 수 있는 체감형 행정을 추진하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임욱강 전)고령군 기획실장ⓒ임욱강
임욱강 전 고령군 기획실장 ⓒ임욱강

임욱강 “누구 한 사람 소외되지 않는 고령 만들겠다”

“‘양심은 나를 지키는 방패’라는 신조로 평생을 살아왔다.” 임욱강 전 고령군 기획실장의 신념이다. 그의 애향심은 특히 더 남다르다. 고령군 토박이인 그는 세파에 때 묻지 않고, 정직과 깨끗함으로 무장한 추진력 있는 뚝심의 소유자로 정평이 나 있다. 고령을 제일 잘 알고, 군정을 제일 잘 아는 행정 전문가 이미지도 강하다. 무엇보다도 깨끗한 고령, 단합된 고령, 행복한 고령을 만들 수 있는 적임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18년 고령군수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하며 시련을 겪었다. 당시 선거 중 평생의 반려자가 그의 곁을 떠나는 불운도 겹쳤다. 하지만 그는 이를 알리지 않았다. 공과 사를 구분하는 그의 신념 때문이었다. 임 전 실장은 이번 선거에 자신의 모든 인생을 걸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혁신적인 조직 개편과 공정한 인사, 산업단지 조성과 중견우량기업체 유치로 인구 증가 추진, 낙동강 친수구역 개발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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