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 밝혀도 되느냐’는 읍 직원 요구에도 익명 고수
경기 용인에서 한 익명의 기부자가 ‘어릴 때 읍에서 받은 도움을 갚는다’며 3년간 기부를 이어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4일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 측은 익명의 기부자 A씨가 27번째 정기 기탁금 30만원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8년부터 현재까지 총 27차례에 걸쳐 870만원을 모현읍 측에 꾸준히 기부해왔다. A씨는 3년 전 식품사업장 운영을 시작할 당시엔 매출이 잘 나오지 않아 비정기적으로 소액의 기부금을 복지팀 민원대에 위에 올려둔 채 사라지곤 했다.
이후 A씨는 사업장 운영이 안정세에 접어들자 정기적으로 매달 30만원씩 기부하는 한편 저소득 가정 먹거리 지원 사업인 ‘이동푸드’에도 식료품을 지원하는 등 선행을 이어왔다.
A씨의 지속적인 선행에 읍 직원들은 그의 선행을 알리고 싶다면서 그의 신원을 밝혀도 되는지 물었지만 A씨는 단호하게 이를 거절했다. 자신의 기부는 빈곤했던 어린 시절 읍으로부터 받은 도움을 돌려주는 것 뿐이라는 것이다.
A씨는 기부 동기에 대해 “어릴 때 모현읍에 살았고 형편이 너무 어려워서 읍사무소 복지팀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큰 금액도 아니고 어릴 때 내가 받았던 도움의 손길을 누군가가 다시 받을 수 있도록 돌려드리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모현읍의 한 관계자는 A씨의 선행에 “꾸준히 선행을 이어온 이런 기부자들이 있어 우리 사회가 아직은 따듯하고 살만한 곳이라고 느껴지는 것”이라며 “읍에서도 더욱 세심히 어려운 이웃을 살펴 복지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