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가져온 몸의 변화…국민건강조사 결과 봤더니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1.12.1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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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움직이고 더 뚱뚱해져…30~40대 남성 절반 이상이 비만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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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19 국면으로 접어든 이후 우리 국민의 신체 활동은 감소하고 비만, 우울증을 경험한 사람의 수는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남성의 비만 유병률은 대폭 증가해 30·30대 성인 남성의 절반 이상이 비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됐던 지난해 19세 이상 성인 남녀 양측 모두의 비만 유병률이 높아졌다. 2019년에는 41.8%였던 성인 남성 비만 유병률의 경우 지난해 48.0%를 기록해 1998년 조사 시작 이래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특히 30대 남성의 유병률이 58.2%로 가장 높았고 40대 남성 역시 절반이 넘는 50.7%가 비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성인 여성 비만 유병률의 경우 27.7%로 2019년 의 25.0%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만성질환 부분에서도 남성들의 건강상태 악화가 눈에 띄었다. 고혈압 유병률의 경우 남성이 28.6%, 여성은 16.8%였고 특히 남성 40대(31.5%)와 50대(45.4%)는 1998년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당뇨병 유병률의 경우 남성 13.0%, 여성 8.2%로 전년보다 남성은 1.9%, 여성은 0.2% 증가했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발률의 경우 남성이 20.2%, 여성 18.8%였다. 남성의 경우 2005년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다.

비만, 당뇨병 유병률의 소득수준 격차는 남녀 모두에서 더욱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9년 비만 남성의 경우에서 소득수준(‘하·중하·중·중상·상’으로 구분) ‘상’과 ‘하’의 유병률 격차는 3.4%포인트였지만 지난해는 5.6%포인트로 격차가 커졌다. 비만 여성의 경우 역시 2019년 5.0%포인트 격차를 보였으나 지난해엔 8.8%포인트로 늘어났다.

건강행태 부분을 살펴보면, 흡연지표는 전년에 비해 개선됐지만 신체활동 실천률은 하락했다. 지난해 남성의 현재 흡연률(궐련 기준)은 34.0%로 최저치를 기록했고, 여성의 경우 6.6%로 전년에 비해 0.1% 하락했다. 걷기실천률의 경우 지난해 39.2%로 전년(43.2%)보다 줄어들었고,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률은 45.6%로 지속 감소해 2014년 이래 가장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대의 걷기실천률은 2019년 57.0%에서 지난해 45.1%로 대폭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트레스인지율은 지난해 31.5%로 30.8%였던 전년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우울장애 유병률은 지속 감소를 추세를 이어오다 지난해 5.7%로 소폭 상승했다. 특히 남자는 30대, 여자는 20대의 정신건강이 가장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여자는 11.3%로 남녀 연령을 통틀한 유일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30대 남자는 전년에 비해 4.1%포인트 상승해 남녀 연령대별 전체에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020년은 코로나19 유행 시기로 국민들의 건강수준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면서 “흡연관련 지표는 지속 개선 중이나 신체 활동은 악화됐으며 비만·당뇨병 등 만성질환 유병률이 증가했다. 특히 30~40대 남자의 비만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해 이에 대한 원인 파악과 지속적인 조사·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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