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 기습 시위로 ‘출근길 5호선’ 운행 지연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sisa4@sisajournal.com)
  • 승인 2021.12.2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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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왕십리·여의도 등 시위 진행…출근길 시민들 불편 속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이동권 보장 촉구 시위를 위해 열차에서 내리던 장애인 단체 관계자가 하차 과정에서 경찰관계자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이동권 보장 촉구 시위를 위해 열차에서 내리던 장애인 단체 관계자가 하차 과정에서 경찰관계자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애인단체의 ‘이동권 보장’ 지하철 기습시위로 월요일 오전 출근길의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 운행이 최대 1시간50분까지 지연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이날 오전 7시10분경부터 5호선 왕십리역에서 휠체어 바퀴를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 틈에 끼워 문이 닫히지 못하게 막는 방식으로 시위를 시작했다.

이어 전장연 회원 약 30~40명은 왕십리역 이후 여의도·광화문·행당역 등 5호선의 다른 역마다 같은 방식으로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지하철 역무원들과 경찰 등이 제지하면 열차에 탔다가 다음 역에서 10∼20분간 다시 출입문을 막아서는 식으로 계속 시위를 진행했다. 해당 시위는 오전 9시45분경 종료됐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이번 시위로 방화 방면은 1시간40∼50분, 하남·마천 방면은 1시간10분 이상 지연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지연시간 만회를 위해 최대한 서둘러 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장연이) 당초 예고했던 시위 장소와 시간이 다르고, 방식도 달라서 저희도 혼란스러웠다”고 덧붙였다.

20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왕십리역에서 관계자들이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로 파손된 승강장 안전문을 수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왕십리역에서 관계자들이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로 파손된 승강장 안전문을 수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시위로 인해 5호선 왕십리역 상선 승강장 스크린도어(안전문)이 파손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안전문 파손은 안전조치 완료돼 열차 운행을 재개했으나 시위 여파로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고 전했다.

시위 당시 역사 내에서는 “장애인단체의 시위로 역사 내가 혼잡하다”는 방송이 나왔으며, 일부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출근길 열차 지연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특히 여의도역에 멈춰선 열차 내부 장애인 전용 칸에선 출근 중인 장애인 시민들이 시위대와 대치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내리세요, 왜 장애인 칸에서까지 이러고 방해하는데요!”라는 등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여의도 소재 회사에 출근 중이었던 이아무개(30)씨는 “월요일 아침부터 회사에 지각했다”며 “장애인들의 이동권이나 자유도 중요하지만 출근시간대 일반 시민들의 이동권에 피해주는 시위는 잘못된 것 같다”고 전했다.

5호선을 이용해 출근하던 누리꾼들도 SNS 등을 통해 “5호선 지연 탓에 출근이 2시간 이상 걸렸다”, “월요일이라 회의가 있는데 아예 못 들어갔다”며 불편을 토로했다. 반면 일각에선 “장애인 이동권을 진작에 보장했어야 한다”며 시위를 옹호하는 반응도 올라왔다.

시위로 출근길 불편을 겪은 시민의 제보 사진 ⓒ시사저널 제보
시위로 출근길 불편을 겪은 시민의 제보 사진 ⓒ시사저널 제보

한편 전장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자택 앞에서 ‘장애인 이동권 예산 반영’ 등을 촉구하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전장연은 지난 3일 오전 출근길에도 5호선 여의도역과 공덕역에서 기습시위를 벌여 영등포구청역→여의도역 구간의 열차 운행이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또 지난 13일 오전 출근길에는 4호선 혜화역에서 시위를 벌여 지하철 운행이 10분가량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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