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팔다리 이상 증상에는 즉시 응급치료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12.29 11:00
  • 호수 1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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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전조증상 ‘FAST 법칙’ 잊지 말고 기억해야

56세 남성이 술자리를 가진 다음 날 아침 왼쪽 팔과 다리에 힘이 빠지고 발음이 어둔해져 119 신고를 통해 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다. 이 남성은 30년 전부터 매일 한 갑 정도의 담배를 피워왔고, 주 2~3회 음주를 했으며, 최근 퇴직 후 식당 창업을 준비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황이었다. 응급 뇌 컴퓨터단층촬영 결과, 우측 전두엽 뇌경색 진단을 받고 응급치료에 들어갔다.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에 손상이 생겨 발생하는 편측마비, 언어장애 및 의식장애 등 신경학적 이상을 뇌졸중이라고 한다. 뇌혈관이 혈전으로 막히는 경우를 허혈성 뇌졸중이라 하고, 뇌혈관이 터지는 경우를 출혈성 뇌졸중이라 한다.
대한뇌졸중학회의 ‘뇌졸중 역학보고서 2018’에 따르면, 뇌졸중 유병률은 1.71%로 성인 60명 중 1명이 뇌졸중 환자인 셈이다. 해마다 10만5000명의 새로운 뇌졸중 환자가 발생한다. 또한 우리나라 뇌졸중 유병률은 75세 이상 노인에서 7.02%로 보고되고 있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높아지며 뇌혈관이 약해지기 쉬워 뇌졸중이 많이 발생한다.

뇌세포가 주변 혈관으로부터 산소와 영양분을 받으며 버틸 수 있는 시간, 즉 골든타임은 최대로 잡아도 3~4.5시간에 불과하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뇌졸중 발생 3시간 이내에 병원에 오는 비율은 45%에 불과하다.

ⓒ시사저널 박은숙
좌 또는 우, 한편의 얼굴·팔·다리에 이상 감각이 생기거나 착란, 시력 이상, 어지럼증, 보행장애, 두통 등이 나타 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시사저널 박은숙

일시적 힘 빠짐 현상, 가벼이 보면 안 돼

뇌졸중은 어느 연령의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기에 뇌졸중의 위험신호를 감지해 곧바로 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어 치료받을 수 있다면 상당수가 후유증 없이 회복할 수 있다.

뇌졸중이 발생할 때 나타나는 전조증상은 ‘FAST 법칙’으로 기억해 두면 잊지 않을 수 있다. ‘FAST’란 ‘Face, Arm, Speech, Time to act’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Face는 얼굴의 한편이 처져 웃을 때 좌우 얼굴 모양이 다른지 살피는 것이다. Arm은 한쪽 팔다리만 힘이 약해지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Speech는 환자가 말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는지, 발음이 부정확하지는 않은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Time to act는 이 중 한 가지 증상이라도 의심되면 즉시 119에 전화해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 외에도 좌 또는 우, 한편의 얼굴·팔·다리에 이상 감각이 생기거나 착란, 시력 이상, 어지럼증, 보행장애, 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뇌혈관을 막았던 혈전이 저절로 녹아 몇 분 또는 몇 시간 내에(최대 24시간 이내) 마비되었던 팔이나 다리가 저절로 회복되며, 잠시 말을 못 하다가 다시 할 수 있게 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일시적 뇌졸중 증상을 ‘일과성 허혈 발작’이라고 한다. 일과성 허혈 발작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환자 3명 중 1명은 뇌졸중으로 진행되므로 즉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생활이 가장 중요하다. 밥과 반찬 위주의 한식 식생활을 유지하면서 채소를 충분히 먹고,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며, 싱겁게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뇨병, 고혈압 또는 이상지질혈증이 있다면 비약물 치료와 약물 치료로 혈당, 혈압, 지질 수치를 잘 관리해야 한다. 또한 체중 관리로 비만을 예방하고 스트레스 관리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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