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尹에게 알랑거리는 정치 안 해…선대위 참여할 생각 없다”
  • 유경민 디지털팀 기자 (wbql1214@naver.com)
  • 승인 2021.12.2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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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혼자서 윤핵관·비선 맞서기 쉽지 않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제 메시지가 옳고 국민 소구력이 있으면 정치를 하는 것이지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알랑거려서 정치하려고 했다면 ‘울산 합의’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전격 사퇴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 복귀 가능성에 대해 “줄다리기를 하는 게 아니다. 미련 없다. 깔끔하게 던진 것”이라며 “선대위에서 제 역할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부정당한 상황에서 선대위에 참여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대선에서 이기든, 지든 정치인 이준석에게는 타격이 되지 않겠나’라는 질문에 “여의도 문법에 귀속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성공한 대통령을 만드는 게 유일한 목표”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27살 때 박근혜 선대위에서 최순실씨 존재를 몰랐던 트라우마가 너무나 컸다”며 “그때도 이상한 점은 있었지만 전부 다 비겁했던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공보단장이 이상한 소리를 하고 상임선대위원장은 기획이나 어떤 지시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윤 후보가 하극상 형태를 민주주의라고 표현했는데, 제게는 ‘대표가 없어도 된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고 지적했다.

선대위 시스템에 대해선 “김종인의 이름은 필요하되 일할 공간은 안 주려는 것 아니겠나”라며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강한 그립(장악력)을 방지하기 위한 설계에 가깝다. 어떻게 6개 총괄본부를 컨트롤하겠나. 불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도 삭히고 있는 게 많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제 사퇴를 강하게 만류했던 것도 본인 혼자서 윤핵관 또는 비선들과 맞서 싸우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선대위 자체가 패싱되고 있다는 의미 아니냐’는 질문에 “그럴 것이라고 본다”며 “비선을 통해 다 처리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가 윤핵관이 없다면서 출근도 안 한다고 했는데, 출근하면 윤핵관이 될 수 없다. 최순실이 출근하고 직위가 있었으면 비선 실세가 될 수 없는 것”이라며 “지금 선대위가 과연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기획인지, 다른 정치적 목적을 위한 기획인지 의구심이 들고 있다”고 했다.

지난 3일 울산회동을 두고선 “2030세대와 소통하고 정책행보를 강화하는 주전략을 명시했고 대표·원내대표·후보 합의로 많은 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당무우선권이라는 모호한 조항에 대해선 ‘후보가 대표에게 요청하고 대표는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했다”며 “이런 세 가지 큰 틀의 합의가 지켜진 게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청소하기보단 이불로 덮어놓은 것”이라고 비유하며 “두루뭉술한 대원칙에 대한 구체적 합의가 있어야할 텐데 윤 후보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고 저도 요구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윤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선 “참 민망하지만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도 감표를 받았고, 본선에서도 지금 속도로 하면 골을 넣지 않고는 이길 수 없다”며 “선대위 전체적으로 골을 넣는 기획을 하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다고 감표 관리능력은 있느냐”라고 반문하면서 “득표 전략도 없지만 감표를 막는 전략도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의 ‘공정과 상식’은 좋은 슬로건이지만 반례가 하나 나오면 무너진다. 조국 사태도 딱 한번 반례에 무너진 것”이라며 “유능함이나 능력을 바탕으로 쌓아 올린 게 많지 않으면, 공정과 상식이라는 기대치의 기반은 반례 하나로 무너지기 쉽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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