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 전성시대, ‘나를’ 브랜딩하라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 김정희 마케팅 컨설턴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01.03 12:00
  • 호수 1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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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값을 결정하는 ‘퍼스널 브랜딩’ 주목
기업들도 인플루언서 발굴해 성과 공유하기도

‘혁신의 아이콘’ 하면 사람들이 쉽게 떠올리는 이가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다. 우리나라 사람이 ‘국민MC’로 유재석을, ‘요식업의 대가’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자연스레 떠올리는 것과 비슷하다. 개인을 지칭할 때 붙는 이런 수식어는 단순한 별명에 그치지 않는다. 개인이 걸어온 삶의 궤적이자, 타인과 구별되는 독특한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구별하게 하는 ‘퍼스널 브랜드’가 구축된 것이다.

개인을 브랜딩하는 퍼스널 브랜딩은 기업이 아니라 사람을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다. 개인의 독창성, 전문성, 차별점을 보여주고 공개적인 페르소나를 만들어 알리고 관계를 맺는 것이다. 기업에서 강력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개인이 잘 알려진 브랜드가 되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한 분야의 전문가로 자리 잡고(포지셔닝), 명확한 캐릭터로 많은 사람에게 호감을 얻게 되면 신뢰와 명성을 얻을 수 있다. 방송 진행자로 유명한 오프라 윈프리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인생의 성공 여부는 온전히 개인에게 달려 있다’는 이른바 ‘오프라이즘(Oprahism)’이란 신조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오프라 윈프리는 ‘토크쇼의 여왕’을 넘어 현재 잡지, 케이블TV, 인터넷 사업을 아우르는 하포(Harpo) 주식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EPA 연합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통했다. 사진은 2007년 1월 맥월드엑스포에서 스티브 잡스가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EPA 연합

나만의 브랜드가 필요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자신을 눈에 띄게 잘 브랜딩하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기가 수월해진다. 개인의 지식이나 능력에 신뢰도를 부여하고 차별화하며 인지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퍼스널 브랜딩은 이제 더 이상 저명인사나 연예인의 전유물이 아니다. 리더십이 필요한 경영자, 각 영역에서 전문지식을 가진 직장인, 심지어 주부나 학생 등도 자신의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 브랜드를 개발해 전문가로 포지셔닝하면 더 많은 경력을 쌓고, 더 나은 직업을 갖는 데 유리하다. 신뢰와 인지도를 통해 새로운 직장을 구하거나 직장 내 경쟁력을 인정받고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도 있다. 유명 상품 브랜드가 더 많은 판매와 충성 고객을 확보하듯이 유명 퍼스널 브랜드는 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이 누구이며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알릴 수 있다. 자신의 개성을 진정성 있게 브랜드로 개발할수록 기회는 더욱 확대된다.

최근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누구나 창의적이고 개성 넘치는 콘텐츠를 만들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쉽게 알릴 수 있게 됐다. 말 그대로 ‘크리에이티브 전성시대’다. 또 개인을 바라보는 문화가 변했고, 디지털 환경이 가속화되면서 경제활동 형태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평생 직장’보다는 ‘평생 직업’, 긱이코노미 등 각자도생해야 할 사회·경제적 환경 속에서 개인의 창작활동은 뽐내고 드러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로 이어지고 있다. 독특하고 매력적인 퍼스널 브랜딩이 필요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좋은 콘텐츠를 꾸준히 업로드해 저연령층과 학부모에게 인정받은 도티는 ‘초통령’으로 불린다. 국내 최정상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성장한 그는 창의적인 크리에이터가 모인 샌드박스네트워크를 설립했다. 퍼스널 브랜딩 전문가인 드로우앤드류는 부캐로 시작한 유튜브로 성공하자 본업인 그래픽 디자인을 그만두고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다. 또 자신만의 콘텐츠로 꾸준히 퍼스널 브랜딩을 해서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가 됐다.

드로우앤드류는 자신이 유튜브 채널을 키우며 만들었던 퍼스널 브랜딩 이야기나 하우스푸어의 집 꾸미는 일상을 콘텐츠로 만들었다. 그 결과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퍼스널 브랜딩 교육도 하고,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도 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개인이 비즈니스를 하기 좋은 시대다. 인터넷의 발전과 수많은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수월해졌다. 개인의 인적 네트워크가 디지털상에서 계속 확장하고 거래 구조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인플루언서로 성장한 개인은 홍보용 콘텐츠를 만들어 기업 상품 판매에 기여하던 수준에서 벗어나 이제는 사람들의 선호를 기반으로 브랜드를 직접 기획·제작해 시장에 출시하고 거래한다. 인플루언서가 만든 브랜드는 인플루언서가 곧 그 브랜드로 동일시된다. 브랜드의 품질이나 인플루언서 개인의 부정적인 문제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그 영향력은 브랜드에 고스란히 전달돼 긍정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더 큰 수익 창출의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도전으로 또 다른 신뢰의 고리와 기회를 만들어 지속 가능한 인플루언서로 발전할 수 있다.

모델 출신의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아이린은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 ‘아이린이즈굿(Ireneisgood)’을 만들어 CEO로서도 인정받고 있다. 인플루언서의 브랜드가 품질과 서비스 면에서 우수하면 대기업과의 협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최근 이커머스 시장에서 대기업과 인플루언서의 마케팅 협업은 필수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대기업과 인플루언서의 협업은 필수

단순히 제품 홍보 차원의 협업이 아니다. 좋은 인플루어서의 브랜드를 발굴해 마케팅 자원을 지원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는 것이다. 얼마 전 CJ온스타일 모바일 라이브팀은 직접 발굴한 헬스케어 브랜드 ‘옹쌔므옹땜’의 연말특집 모바일 라이브 진행 소식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옹쌔므옹땜은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그레이스가 설립한 뷰티 기업 버킷그램의 인기 상품으로 CJ온스타일과 협업하며 연매출 15억원대 브랜드로 성장했다.

마케팅 개념에서 나온 개인 브랜딩은 이제는 하나의 경제활동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취미 공유, 자기계발, 성공적인 경력 관리 수단으로 활용되던 개인의 콘텐츠가 소셜미디어의 물결을 타고 브랜드가 되고 수익을 창출하며 사회적 영향력까지 발휘한다. 누구나 원한다면 자신을 표현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브랜딩하고 비즈니스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다만 퍼스널 브랜딩은 한순간에 완성되지 않는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끊임없이 진화해야 하는 생애 프로젝트다. ‘나는 누구인가?’로 출발해 올바른 브랜드를 만든다면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에 한 발자국 먼저 다가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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