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 좋은사람들 대표가 횡령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는 가운데 회사 금고에서 21억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시사저널은 앞서 이 대표가 차입금 형태로 회삿돈 15억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단독]이종현 좋은사람들 대표, 횡령 수사 중 추가 횡령 의혹’ 참조).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차남인 이 대표는 라임자산운용 자금으로 좋은사람들을 무자본 인수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인물이다(‘[단독] 라임자산운용 자금 좋은사람들 인수 동원 의혹’ 참조).
4일 좋은사람들 내부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회사 금고에 보유 중이던 수표 21억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외부 회계법인 지정감사에서 현금 보유현황을 파악하는 중에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회사 금고에 보관돼 있어야 할 수표가 시중에 유통된 사실이 확인됐다. 좋은사람들 일부 임원들은 이 대표에게 1월3일 오후 5시까지 21억원을 입금하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입금 의사를 밝혔으나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이 대표의 횡령은 처음이 아니다. 시사저널은 앞서 이 대표가 지난해 11월12일 의사회 의결 없이 실체가 없는 담보를 제공하고 15억원을 차입 형태로 횡령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시사저널이 확보한 좋은사람들 내부문건에는 대여 만기일이 지난해 12월20일로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차입금 역시 현재까지 상환하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대표 인수 이후 좋은사람들에서는 비정상적인 자금 유출이 계속됐다. 지난해 3월 회계감사에서 회계부정 의심 사례가 19건이나 적발돼 주식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좋은사람들 최아무개 감사 등은 이 대표가 외부로 유출한 사내유보금이 254억원에 달한다고 보고 지난해 4월 이 대표를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연이은 자금 유출 등으로 좋은사람들의 사세는 급격히 기운 상태다. 2018년 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좋은사람들 재무상황은 이 대표가 새 주인이 된 2019년 8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지난해에는 233억원의 손실을 냈고,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적자도 148억원에 달한다.
좋은사람들 내부에서는 이 대표의 절도(21억원)와 차입금(15억원) 형태의 횡령 의혹에 대한 법적 검토에 착수했다. 그 결과에 따라 이 대표에 대한 추가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
현재 이 대표는 다양한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 사내유보금 유출에 대한 검찰 수사에 더해 최근에는 코스닥 상장사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하고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시세조종)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수익을 약속하며 투자를 유치한 뒤 이를 돌려주지 않은 혐의(사기)에 대해서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한편, 좋은사람들 소액주주들은 오는 7일 10시 임시주총에서 이종현 대표와 그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사외이사 2인을 해임하고 새로운 이사를 선임, 회사를 정상화시키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