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종현 좋은사람들 대표, 회사 금고서 수십억 절도 의혹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01.0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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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억원 규모 수표 사라진 사실 파악하고 입금 요구했으나 미입금
ⓒ시사저널 박정훈
ⓒ시사저널 박정훈

이종현 좋은사람들 대표가 횡령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는 가운데 회사 금고에서 21억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시사저널은 앞서 이 대표가 차입금 형태로 회삿돈 15억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단독]이종현 좋은사람들 대표, 횡령 수사 중 추가 횡령 의혹’ 참조).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차남인 이 대표는 라임자산운용 자금으로 좋은사람들을 무자본 인수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인물이다(‘[단독] 라임자산운용 자금 좋은사람들 인수 동원 의혹’ 참조).

4일 좋은사람들 내부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회사 금고에 보유 중이던 수표 21억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외부 회계법인 지정감사에서 현금 보유현황을 파악하는 중에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회사 금고에 보관돼 있어야 할 수표가 시중에 유통된 사실이 확인됐다. 좋은사람들 일부 임원들은 이 대표에게 1월3일 오후 5시까지 21억원을 입금하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입금 의사를 밝혔으나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이 대표의 횡령은 처음이 아니다. 시사저널은 앞서 이 대표가 지난해 11월12일 의사회 의결 없이 실체가 없는 담보를 제공하고 15억원을 차입 형태로 횡령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시사저널이 확보한 좋은사람들 내부문건에는 대여 만기일이 지난해 12월20일로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차입금 역시 현재까지 상환하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대표 인수 이후 좋은사람들에서는 비정상적인 자금 유출이 계속됐다. 지난해 3월 회계감사에서 회계부정 의심 사례가 19건이나 적발돼 주식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좋은사람들 최아무개 감사 등은 이 대표가 외부로 유출한 사내유보금이 254억원에 달한다고 보고 지난해 4월 이 대표를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연이은 자금 유출 등으로 좋은사람들의 사세는 급격히 기운 상태다. 2018년 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좋은사람들 재무상황은 이 대표가 새 주인이 된 2019년 8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지난해에는 233억원의 손실을 냈고,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적자도 148억원에 달한다.

좋은사람들 내부에서는 이 대표의 절도(21억원)와 차입금(15억원) 형태의 횡령 의혹에 대한 법적 검토에 착수했다. 그 결과에 따라 이 대표에 대한 추가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

현재 이 대표는 다양한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 사내유보금 유출에 대한 검찰 수사에 더해 최근에는 코스닥 상장사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하고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시세조종)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수익을 약속하며 투자를 유치한 뒤 이를 돌려주지 않은 혐의(사기)에 대해서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한편, 좋은사람들 소액주주들은 오는 7일 10시 임시주총에서 이종현 대표와 그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사외이사 2인을 해임하고 새로운 이사를 선임, 회사를 정상화시키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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