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1880억 횡령’ 사건의 전말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01.0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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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입사 직원이 대형사고…횡령 자금 주식 투자 추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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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임플란트 업체 오스템임플란트에서 대규모 횡령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횡령 추정 액수는 오스템임플란트 자기자본 2047억원의 91.81%에 달하는 1880억원으로 추정된다. 상장사에서 발생한 횡령 사건 중 역대 최고액이다.

횡령 사실이 처음 알려진 지난 3일이다. 업계에서는 조직적인 범행 가능성이 제기됐다. 시가총액이 2조원을 넘는 코스닥 20위권의 우량기업에서 일개 직원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유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였다.

 

①누가, 어떤 방식으로 횡령?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번 횡령이 개인의 단독 범행이라는 입장이다. 오스템임플란트에 따르면, 횡령을 저지른 직원은 2018년 입사한 자금담당 이아무개씨다. 그는 입출금 내역과 자금수지, 잔액증명서를 위조한 뒤 회삿돈을 자신의 은행과 주식 계좌로 이체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씨가 단기간에 큰 액수를 횡령해 범행 사실을 인지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다는 입장이다. 이씨의 횡령은 지난해 12월31일 연말결산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씨는 전날인 12월30일부터 출근하지 않고 잠적했다. 현재 소재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②횡령한 자금은 어디에?

그렇다면 이씨가 횡령한 회삿돈은 어떻게 됐을까. 경찰은 이씨가 지난해 10월 1430억원 규모의 동진쎄미켐 주식을 매수한 ‘파주수퍼개미’와 동일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파주수퍼개미는 지난해 10월1일 동진쎄미켐 지분 7.62%를 매수했다 같은 해 11월18일부터 6차례에 걸쳐 매도하고 현재 1.07%를 보유 중이다.

파주수퍼개미는 상당한 손실을 입은 상태다. 동진쎄미켐 지분 7.62% 매입 당시 주당 취득가는 3만6492원이었지만 매도 평균 단가는 약 3만4000원이었다. 7% 가량 낮은 가량에 손절매를 단행하면서 파주수퍼개미는 약 6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③상장폐지 가능성도회사 대응은?

이번 횡령 혐의 발생으로 오스템임플란트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권매매 거래를 중단했다. 거래소는 오는 24일까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상장폐지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하는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 대상에 오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상황에 따라 상장폐지 혹은 개선 기간 부여가 결정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영속성과 투자자 보호 등을 감안,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상장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적 절차를 거쳐 이씨의 계좌를 동결, 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현재 이씨가 보유 중인 동진쎄미캠의 주식은 오스템임플란트에 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회수가 되지 않는 자금에 대해서는 손실 처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편,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12월31일 이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횡령) 혐의로 서울 강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지난 3일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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