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섰다. ‘킹메이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에게 줬던 전권을 회수하고 선대위를 후보 직속 본부 체재로 개편한다. 이준석 대표와 관계가 틀어진 상황에서 김 위원장 손까지 놓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과연 대선 두 달여 앞, 윤 후보의 도박은 성공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윤 후보의 선대위 개편안에 대해 “국민의힘이 좌클릭해서 중원의 지지층을 노려야 하는 상황에서 멍청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진 전 교수는 5일 방송된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이 우클릭하며 중도층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 국민의힘도 전선을 중원까지 확장하며 부딪혀야 하는데 되레 병력을 낙동강 전선으로 다 후퇴시킨 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윤 후보가 김 위원장과 이 대표의 손을 놓은 게 결정적 패착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책과 아젠다(의제) 설정에 능한 김 위원장과 2030세대와의 소통에 능한 이 대표 없이 대선을 치르는 건 ‘무모한 도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물리적으로 남은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게 진 전 교수의 지적이다.
진 전 교수는 “보통 대선 두 달 전 선대위가 뒤집어 지는 경우가 없다. 이 상황 속에서 선대위를 수습하고, 지지율을 회복한 뒤, 다시 역전을 하기에는 시간이 없다”며 “결국 위기를 위기라 인식하지 못하는 게 윤 후보의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이번 선대위 논란으로 정권교체를 열망했던 보수 유권자 역시 윤 후보에게 등을 돌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윤 후보의 자질을 의심하는 유권자가 표심을 돌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에게 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 전 교수는 “윤 후보가 정치 초보라는 건 누구나 안다. 그럼에도 (윤 후보를) 지지했다는 건 대선 후보가 되면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 때문”이라며 “그러나 그런 리더십을 윤 후보가 보여주지 못했다. 위기 관리에 실패하면 보수 유권자가 ‘획’ 하고 돌아서 버릴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