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세종시 복지주택 ‘미스터리’…사업마다 의문의 ‘잡음’
  • 서중권 충청본부 기자 (sisa410@sisajournal.com)
  • 승인 2022.01.0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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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LH 공동사업…비싼 땅값 등 의문 ‘투성이’
세종시 복지주택 제3호 '청년창업주택'이 들어서는 조치원역 화물기지. 좌측 둥근 흰색은 화물, 오른쪽 둥근 흰색이 주택부지다. ⓒ시사저널 서중권

한국철도공사 조치원역 내 화물기지 매각과 관련해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세종시 복지주택을 둘러싼 여러 의문점이 재조명되고 있다. 시가 소외계층을 위해 마련한 복지주택 모두 열악한 환경이라는 지적이다. 부동산 업계는 “세종시에 좋은 땅이 얼마나 많은데, 시세에 비해 높은 땅값을 굳이 사들여 공동주택을 짓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하고 있다.

복지주택은 이춘희 세종시장의 100대 공약사업이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청년창업주택’은 세 번째 사업이다. 조치원역 내 화물기지 ‘청년창업주택‘은 지난 2020년 말 착공했으나 1년 넘도록 공사가 중단됐다. 철도공사가 전철역 전력케이블 등 동력선이 화물기지를 관통한 데 따른 행정오류 때문이다.

해당 주택사업은 계획 당시부터 심각한 진동과 소음, 비산·먼지, 대기오염 등 역내 ’둥지‘를 반대하는 여론이 높았었다. 세종시의회까지 나서 예산 100억원을 삭감했지만, 시는 굽히지 않고 밀어붙였다.

이에 앞서 세종시 복지주택 제1호 사업 조치원 서창리 ’서창 행복주택‘은 지난 2019년 입주했다. 사회 초년생, 신혼부부 등을 위한 이 공동주택은 예산 439억원을 들여 모두 450세대를 지었다.

문제는 열악한 입주 환경이다. 이 지역은 낙후된 구도심의 대표적 취락 구조로 손꼽힌다. 행복주택 앞 도로와 연계된 거리에 두 개의 건널목이 있다. 경부선과 충북선 등 차단기의 요란한 소음과 하루 수 백회씩 오가는 기차 소음은 귓전을 때린다.

주택 앞 도로는 갓길조차 없는 편도 1차선이다. 철로 변의 비좁은 도로다. 인근 중학교와 고등학교 등하교 시 교통혼잡은 이루말 할 수 없다. 

하지만 세종시-LH가 빗발치는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진행하면서 여러 추측성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철도 주변의 특성상 상하수도 및 비좁은 도로 등 각종 도시 인프라 구축이 전혀 갖추지 않은 부지를 굳이 선정했는지에 대한 논란이다. 새롭게 구축한 시설 인프라 예산만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부지 매입 땅값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시가 당시 사들인 평당가격은 110만원 꼴로 주변 시세보다 20∼30%가량 높다는 평가다. 낙후된 구도심, 경부선 철로 변 땅값치고는 꽤 비싼 가격대라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시각이다.

세종시 복지주택 제 1호 '서창 행복주택' 도 기찻길 옆에 지었다. 소음과 진동, 먼지 등 건널목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다. 편도 1차선 건널목을 지나는 버스 좌측 상단에 주택이 보인다. ⓒ시사저널 서중권

’서창 행복주택‘에 이어 지난 2019년 9월 입주한 복지주택 제2호 ’신흥 사랑주택‘ 역시 입지선정을 둘러싼 여러 잡음이 일었던 사업이다. 세종시 조치원읍 신흥리에 들어선 ’신흥사랑의 주택‘은 예산 178억원을 들여 65세 이상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주택이다. 세대수는 80호다.

해당부지는 시가 이 마을 좁은 골목 뒤 안쪽에 수년 동안 폐쇄된 공장부지를 사들인 곳이다. 공장 진입도로는 폭 4m가량에 불과해 공동주택 등 도시개발행위를 할 수 없는 지역이다. 더구나 이 도로 일부는 사유지도 포함돼 있어 일반인의 주택사업 개발은 절대 불가한 곳이다.

시는 해당부지 골목길 진입도로 4m를 넓혀 10m로 확장하는 한편 주변 지장물을 매입했다. 고작 10여 평 80호 세대를 짓기 위해 쏟아부은 혈세는 모두 178억원이다,

해당부지 3473㎡(1053평)는 평당 310만원에 사들였다. 당시 여론은 “개발 맹지나 다름없는 땅값치고는 너무했다”는 비난이 빗발치기도 했다.

이 사업은 ’적격심사‘로 진행된 입찰방식인데도 시가 도급비의 28%인 28억 3000만원을 증액해 LH에 위탁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 업체선정을 둘러싼 논란도 빚었다. 시공업체 선정과정에서 낙찰 1순위가 부적격 처리되고 2순위가 낙찰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등 파장이 일었었다.

세종시민들은 “이 시장의 복지주택이 들어서는 곳마다 철도 변 등 열악한 주거환경을 이해할 수 없다. 소외된 서민들도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철도변의 진동과 소음 등 문제점을 최대한 해결하는 데 노력했다. 인접한 교통편의 등 도시 인프라에 적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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