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진 ‘여고생 위문편지’ 논란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qusansdn@gmail.com)
  • 승인 2022.01.1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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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아니었고 쓴 학생 절반도 안 된다” vs “위문편지 쓰는 건 일제시대 잔재”
논란이 된 여고생의 위문편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논란이 된 여고생의 위문편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국군 장병을 조롱하는 내용으로 도마에 오른 여고생의 위문편지와 관련해 해당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전혀 작성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해당 학교에서 위문편지를 작성한 학생은 1~2학년 학생의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13일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해당 학교에 따르면, 학생들 워딩 속에는 강제했다는 내용이 있지만 전교생을 다 쓰게 한 건 아니다"며 "당시 위문 편지를 작성한 학생들 수가 전체 1~2학년 학생의 50%를 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일단 그걸(위문 편지) 쓰면 봉사활동 시간 1시간을 체크해주지 않았느냐"며 "그런 선택지 속에서 학생들이 (강제라고) 받아들인 게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해당 내용들은 "학교에서 위문 편지 작성을 강요해 반발심에 내용을 그렇게 작성했다"는 학생들의 주장과 정면 대치되는 부분이다.

앞서 해당 학교 측에서도 지난 1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위문 편지 작성은) 1961년부터 시작해 해마다 이어진 행사"라며 "2021학년도 위문 편지 중 일부의 부적절한 표현으로 인해 행사의 본래 취지와 의미가 심하게 왜곡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위문편지 논란 관련 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위문편지 논란 관련 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이번 논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학생들의 위문편지에 분개한 일부 현역 군인들은 인증 릴레이를 벌이며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또 일부 누리꾼들은 위문편지를 작성한 학생을 향해 신상털기는 물론 성희롱성 발언까지 하고 있다. 

반면 학생들의 행동을 옹호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1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여고에 강요하는 위문편지를 금해 달라'는 글이 올라와, 이날 정오 기준 9만8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편지 쓴 학생에게 어떤 위해가 가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편지를 써야 한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미성년자에 불과한 여학생들이 성인 남성을 위로 한다는 편지를 억지로 쓴다는 것이 얼마나 부적절한지 잘 아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위문편지를 쓴 학생이 과도하게 비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제시대) 그때 국가에서 강제로 전선의 황군에게 위문대와 위문 편지를 보내게 했는데, 그 문화가 아직 남아 있었다니 놀랍다"며 "위문 편지 쓰는 건 일제의 잔재"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과거 자신이 파월 장병들에게 보냈던 위문편지 내용을 공개하며 "(본인도 논란이 된 학생들처럼) 국민학교 시절 억지로 위문편지를 썼는데, 그걸 보고 누나들이 배꼽을 잡고 웃더라"고 전했다. 진 전 교수는 당시 위문편지에 "전방에 계신 파월 장병 아저씨, 끝으로 아저씨의 명복(죽은 후 저승에서 받는 복)을 빕니다"라는 내용을 담았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범식 직후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가능성과 한계'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범식 직후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가능성과 한계'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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