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네덜란드, 올림픽 대표팀에 ‘임시폰’ 지급…“中 해킹 우려”
  • 이은진 디지털팀 기자 (eunjinlee525@gmail.com)
  • 승인 2022.01.1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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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임시 노트북까지 지급…자국 복귀 후 파괴
한 노동자가 12일(현지 시각)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포스터가 붙은 벽을 배경으로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 노동자가 12일(현지 시각)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포스터가 붙은 벽을 배경으로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과 네덜란드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자국 올림픽 대표팀 구성원들에게 개인 휴대전화를 가져가지 말라고 권고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의 개인정보 침해를 우려한 조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2일(현지 시각) “영국올림픽위원회(BOA)가 베이징올림픽 출전 선수들에게 임시 휴대폰을 제공했다”며 “이는 올림픽 역사상 전례 없는 조치”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선수단은 베이징올림픽에 휴대전화와 기타 개인기기를 가져가지 말라고 권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BOA는 이를 강제하진 않기로 했다. BOA는 “우리는 선수단에 개인 기기 이용에 관한 조언을 해준 것”이라며 “개인 기기를 가져가지 않는 선수, 코치를 위해 임시 장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이버 보안 정책은 BOA의 자체 보안부서, IT부서뿐만 아니라 외부 기관 등 다양한 기관의 조언에 따라 고안됐다. 영국 선수단은 이전의 대회들에서도 자국 기기를 사용했지만, 스태프들은 개인 기기도 함께 사용해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최근 수년간 중국을 여행하는 관광객들의 휴대전화에 개인정보를 추출하는 앱이 설치됐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임시 휴대폰을 가져가는 것은 중국 당국이 선수 개인 기기에 저장된 데이터에 접근하거나, 선수들의 향후 활동을 추적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당국의 선수단 휴대폰 해킹을 우려하는 건 영국뿐만이 아니다. 네덜란드도 베이징올림픽 출전 선수단과 지원단에 임시 휴대폰은 물론, 임시 노트북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양국의 이 같은 조치는 다른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네덜란드 신문 드 폴크스크란트는 “네덜란드올림픽위원회(NOC)와 네덜란드스포츠연맹(NSF)이 선수단과 지원단에게 개인전화와 노트북을 두고 출국할 것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NOC가 지급하는 휴대전화와 노트북은 올림픽을 마친 이들이 복귀하면 파괴된다.

NOC 대변인은 구체적인 답변은 거부하면서도 사이버 보안은 위험평가의 일부라고 전했다. 그는 “사이버 보안은 해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이 인터넷을 폐쇄한다면 특별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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