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가 경매에 나온다
  • 안수교 디지털팀 기자 (hongsalami@naver.com)
  • 승인 2022.01.1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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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 소장 국보 2점 매각키로
재정압박과 운영부담, 각종 사업 등 원인

간송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던 불교 관련 국보 2점이 경매에 나온다. 국보가 경매에 부쳐지는 것은 처음이다.

간송미술관은 14일 입장문을 내고 국보 ‘금동삼존불감’과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 2점 매각 의사를 밝혔다. 간송미술관은 재정압박과 운영부담 가중, 보화각 보존공사, 새 미술관 건립 등을 매각 이유로 들었다.

미술관 측은 “구조조정을 위한 소장품의 매각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다시 할 수밖에 없게 되어 송구한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간송미술관이 재정난으로 소장 문화재를 경매에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간송미술관은 2020년 5월 보물 ‘금동여래입상’과 ‘금동보살입상’ 등 불상 2점을 경매에 올렸다. 그러나 모두 유찰됐고 국립중앙박물관이 불상 2점을 사들인 바 있다.

간송미술관은 “2013년 공익적인 성격을 강화하려 재단을 설립한 이후 대중적인 전시와 문화 사업들을 병행하면서 이전보다 많은 운영비용이 발생해 재정적인 압박이 커졌다”며 “2019년 말부터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문화예술계의 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간송의 운영부담도 가중됐다”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 사태 이외에 간송미술관이 추진하고 있는 여러 사업도 국보 매각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간송미술관은 문화재청, 서울시와 함께 다목적 신축 수장고를 올해 초 개관을 목표로 짓고 있다. 또 1938년 간송 전형필이 설립한 미술관의 전신인 서울 성북구 소재 보화각(국가 등록문화재) 보존공사도 올해 실시한다. 이어 대구간송미술관 1월 착공에도 들어갈 계획이다.

이번 경매에 나오는 ‘금동삼존불감’은 11~12세기 제작된 것으로 사찰 내부에 조성된 불전을 그대로 축소한 듯한 형태다. 불감은 불상을 모시기 위해 나무나 돌, 쇠 등을 깎아 일반적인 건축물보다 작은 규모로 만든 것을 뜻하며, 그 안에 모신 불상뿐 아니라 당시의 건축 양식을 함께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또 다른 국보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은 6세기 초반 동아시아에서 호신불로 유행한 금동삼존불상이다. 한 광배 안에 주불상과 양쪽으로 협시보살이 모두 새겨진 일광삼존 양식이며, 광배 뒷면에 정확한 조성 연대를 알 수 있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왼쪽부터)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 금동삼존불감 ⓒ연합뉴스
(왼쪽부터)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 금동삼존불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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