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가장 많이 팔린 한국문학 작품은 《82년생 김지영》
  • 이은진 디지털팀 기자 (eunjinlee525@gmail.com)
  • 승인 2022.01.18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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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번역원, 2016~20년 해외 출간 韓문학 판매현황 조사
10개 언어권에서 출간된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 표지 ©한국문학번역원
10개 언어권에서 출간된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 표지 ©한국문학번역원

최근 5년간 해외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한국문학 작품은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인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한국문학번역원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해외에서 출간된 한국문학의 판매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은 이 기간 10개 언어권에서 30만 부 이상 판매됐다. 특히 일본에선 2018년 출간 이후 2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매김했다.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13개 언어권에서 16만 부 이상 판매됐다. 그 뒤를 이었다. 이어 2020년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을 수상한 손원평의 《아몬드》와 정유정의 《종의 기원》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아몬드》는 일본에서 9만 부 이상, 《종의 기원》은 브라질에서 2만 부 이상 팔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으로 해외 출간된 한국문학 총 658종(37개 언어권) 중 약 75%에 해당하는 492종(30개 언어권)의 판매량을 파악한 결과다. 

해외에서 주요 판매 성과를 거둔 작품 10종의 표지 ©한국문학번역원 제공
해외에서 주요 판매 성과를 거둔 작품 10종의 표지 ©한국문학번역원 제공

조사 결과, 5년간 누적 5000부 이상 팔린 책은 34종이었다. 2020년에 출간돼 한 해 동안 5000부 이상 판매된 작품도 16종에 달했다. 영어·독일어·프랑스어·중국어 등 고르게 분포돼 있었다.

독일어로 출간된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은 출간 후 1년 내에 5쇄를 찍으며 1만 부 이상 판매됐다. 2020년 독일 독립출판사 문학상과 독일 추리문학상 국제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2020년 한 해에만 높은 판매고를 올린 작품 조사 결과 언어권마다 인기있는 장르가 달랐다. 프랑스에선 추리·스릴러 등 장르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서미애의 《잘자요 엄마》, 김언수의 《뜨거운 피》가 성과를 냈다. 독일에선 힐링 에세이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져 혜민의《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이 1만5000부 이상의 판매 부수를 기록했다. 

영어권에선 김금숙의 《풀》, 마영신의 《엄마들》이 연이어 미국 하비상 최우수 국제도서 부문을 수상하는 등 그래픽 노블도 큰 주목을 받았다. 중국에선 이창동의 소설집 《소지》가 5만 부에 가까운 판매량을 보였다. 《박하사탕》 《버닝》등 이창동 영화에 대한 관심이 문학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문학번역원 측은 한국문학의 해외 출간·판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82년생 김지영》이나 《아몬드》처럼 특정 국가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이 여러 언어권에서 출간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번역원이 지원해 해외에서 출간된 한국문학은 2017년부터 연평균 10%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127종, 2018년 119종, 2019년 151종, 2020년 170종, 2021년 186종이다. 

한국문학번역원 측은 "한국문학을 출간하고자 하는 자생적 수요가 확연히 증가했음을 나타낸다"며 "이제 한국문학이 '문학 한류'의 초입에 서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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