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무너질라…尹 ‘호남 공략’에 민주당 ‘좌불안석’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2.1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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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편지’ ‘복합쇼핑몰’ 통했나…尹 호남 지지율 상승에 與 대책회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6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에서 열린 '호남의 발전 책임지는 약속!' 광주 거점유세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6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에서 열린 '호남의 발전 책임지는 약속!' 광주 거점유세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이 1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고민에 빠졌다. 그간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던 호남 지역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다. ‘안방이 무너지면 선거에서 진다’는 분위기가 민주당 내에 팽배하면서 이를 두고 대책회의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갤럽이 1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후보의 광주·전라 지역 지지율이 전주에 비해 크게 올랐다.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지난주(6%)에 비해 12%포인트 상승한 18%로 조사됐다. 일주일만에 지지율이 3배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30%를 넘어섰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18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윤 후보는 48% 지지율을 얻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39%)보다 9%포인트 앞섰다. 호남에서는 윤 후보가 33%, 이 후보가 56%였다.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의 ‘호남 맞춤 정책’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윤 후보는 설 연휴를 앞두고 호남 유권자 230만 가구에 지지를 호소하는 손편지를 전달했다. 12일에는 정책 홍보 열차인 ‘열정열차’를 타고 호남 중소도시를 순회하면서 민주당 정권이 호남 지역 발전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는 ‘호남홀대론’을 주장했다. 호남 지역별 8대 공약도 발표했다.

지난 16일에는 윤 후보가 광주 송정매일시장을 찾아 ‘광주 복합쇼핑몰’ 추진을 약속하기도 했다. 공약 이후 지역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광주 지역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복합쇼핑몰 예정 부지’가 화두에 올랐다. 지역 맘카페에선 “코로나19 시대에 갈 곳이 없었는데 잘됐다” “이제 생길 때도 됐다” “광주 인구가 얼마인데 진즉 생겼어야 한다”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윤 후보 측은 고무된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페이스북에 “오늘 방금 발표된 리서치뷰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33%를 찍었다”며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 목표치를 25%에서 다시 30%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우리가 보고 있는 다른 지표들과 추세가 비슷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오늘부터 호남의 정책 문제를 더 심층적으로 다루기 위해 우리팀 특공조를 모두 투입한다”며 “59초 쇼츠 담당 보좌역들(박민영, 오철환, 김동욱)과 광주 출신 곽승용 보좌역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광주 복합쇼핑몰 외에도 여러가지 호남의 발전을 위한 이슈들을 발굴해서 제시하겠다”고 적었다.

민주당에는 위기감이 감돈다. 경기도를 지역구로 둔 한 민주당 의원은 “민심은 요동치기 마련이고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분위기가) 좋을 리는 없다. 호남 유권자를 달래드릴 대책과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수많은 논의와 회의를 거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18일부터 순천, 목포, 나주, 광주 등을 훑는 1박2일 일정의 호남 방문길에 올랐다. 이 후보는 18일 순천 유세장에서 “국민들이 맡긴 권력과 총칼로 우리 국민들을 핍박하고 살상한 군사정권의 역사가 있다”며 “(투표일인) 3월9일이 지나고 5.18 묘역에 어떤 대통령이 참석하게 될지 상상해보라”고 1980년 5월 광주를 상기시켰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자체적으로 진행한 조사로 지난 15~17일 전국 유권자 1007명 대상의 전화 면접원 조사로 실시했다.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4.1%다. 리서치뷰 여론조사는 15~17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면접원에 의한 전화면접조사(유선 15% 무선 85%)로 진행됐다. 조사는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3.1%p, 응답률 6.0%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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