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재 인천경제청장 “바이오클러스터 밸류체인 완성할 것”
  • 이정용 인천본부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22.02.27 15:00
  • 호수 1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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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내 경제자유구역 FDI 중 72% 유치한 인천경제청 이원재 청장
“2030년까지 17만명 일자리 창출 계획 세워”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생산설비와 기술제휴에 투자한 금액이다. 우리나라는 FDI가 우수한 편이다. 이는 그만큼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안전한 투자처’로 판단한다는 의미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우리나라의 FDI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한 곳이 있다. 바로 인천경제자유구역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인천경제청)이 문을 연 2003년 8월부터 지난해까지 유치한 FDI 실적은 총 140억6545만 달러(약 16조6810억원) 규모다. 이는 전국 7곳의 경제자유구역이 유치한 총 FDI 실적(194억4340만 달러)의 72%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런 성과가 나온 데는 인천경제청이 꾸준히 바이오 기업들을 유치한 게 밑바탕이 됐다. 단일 도시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갖춘 송도국제도시에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의 투자가 줄을 이었다. 인천경제청의 올해 FDI 유치 목표는 6억 달러다. 코로나19 등 악재 때문에 세계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낮을 것이라는 분석을 반영했다. 이런 여건 속에서도 인천경제청은 올해 바이오클러스터 ‘밸류체인(Value Chain·가치사슬)’을 완성하는 게 목표다. 이원재 인천경제청장에게 올해 FDI 유치 계획을 들어봤다.

바이오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는 송도국제도시 바이오단지 전경ⓒ인천경제청
바이오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는 송도국제도시 11공구 전경ⓒ인천경제청

인천경제청이 코로나 팬데믹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FDI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인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파라다이스시티 등 입주기업 20개사의 성공 사례집을 발간해 홍보에 활용했다. 또 주기적으로 투자유치 프로젝트 추진상황 보고회를 개최했다. 투자유치 장애 요인을 해결하기 위해 소통과 협업 분위기를 조성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유치 활동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7억3855만 달러(약 8805억원) 규모의 FDI를 유치했다. 당초 목표였던 6억 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게다가 지난해에 유치한 FDI 중 4억1613달러(56%)는 신규 투자다. 18년간 축적된 노하우와 이미 구축된 산업별 클러스터의 역할이 컸다.”

특히 투자유치를 주도한 산업 분야는 무엇이었나.

“인천경제청은 바이오·헬스케어와 스마트제조, 항공·복합물류, 지식·관광서비스 등을 4대 핵심전략산업으로 선정했다. 이 중 바이오·헬스케어 분야가 투자유치를 주도했다. 지난해에 유치한 FDI의 48.5%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발생했다.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졌다. 에스엘포젠이 DNA 기술 기반의 백신 생산시설 건립에 투자했고, 싸토리우스가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 공급시설을 짓기로 했다. 또 SK바이오사이언스도 송도국제도시에 입주하기로 계약했다. 현재 송도국제도시는 88만 리터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는 단일 도시 기준으로 세계 1위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추가 공장이 완공되면 생산 역량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첫 유턴 기업도 나타나 화제가 됐는데.

“산업용 모니터를 생산하는 토비스가 송도국제도시로 돌아왔다. 지난해 4월 320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해외로 나간 기업이 인천경제자유구역으로 돌아온 첫 사례다. 토비스는 앞으로 중국에서 생산했던 산업용 모니터를 송도국제도시에서 생산하게 된다. 토비스의 유턴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심화 때문이다. 미국이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또 급격한 인건비 상승 등 중국 사업장의 경영환경 악화도 복귀를 결정한 이유다. 인천경제청은 유턴 기업에 대해 관세를 감면해 주고 고용창출 장려금을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있다.”

이원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2022년 FDI 유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인천경제청
이원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2022년 FDI 유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인천경제청

올해 FDI 유치 목표가 6억 달러 규모인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IMF와 OECD 등 국제 경제기구들은 올해 세계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대비 4%가량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분쟁이 지속될 가능성도 악조건에 해당한다. 이제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송도국제도시 11공구를 제외한 잔여 부지가 7.2%밖에 남지 않았다. 정부의 경제자유구역 정책 패러다임도 ‘개발과 투자유치’에서 ‘혁신성장’으로 전환됐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 올해 FDI 목표를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설정했다. 기존에 구축된 산업클러스터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선택적이고 다각적인 투자유치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코로나19 파고’를 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갈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산업에 투자유치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이미 인천경제청은 4대 핵심전략산업으로 바이오·헬스케어와 스마트제조, 항공·복합물류, 지식·관광서비스 분야를 선정해 놓고 투자유치 전략을 짰다. 하노버 산업박람회와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등 국제 유력 전시회에 참가해 투자자를 발굴할 계획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가상공간에 홍보부스와 상담창구를 개설하는 비대면 투자유치 활동도 준비하고 있다. 또 입주기업의 투자 확대도 유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외국인 투자기업과 체결한 업무협약(MOU)이 정식 계약으로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올해 가장 핵심적인 FDI 유치 계획은.

“바이오클러스터 밸류체인을 완성하는 것이다. 바이오의약품 연구와 개발, 임상, 생산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이뤄지는 것을 의미한다. 완성형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송도바이오클러스터는 당초 92만㎡에 불과했지만, 2030년까지 200만㎡ 규모로 확대된다. 이는 인천시가 추진하는 ‘바이오산업 추진 전략’과 연계돼 있다. 인천시는 2030년까지 바이오산업 분야에서 17만 명에 달하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1만4000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4대 핵심전략산업을 중심으로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우리나라 경제 도약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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