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文’에 막힌 이재명, ‘反尹 텐트’로 되치기 노리나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2.2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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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총리제‧다당제 앞세워 연대 모색…安‧沈 합류 여부는 ‘불투명’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 앞서 대선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공동취재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 앞서 대선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공동취재

더불어민주당이 대선판을 흔들기 위한 마지막 카드로 ‘통합 정부’를 빼들었다. 각종 ‘스캔들’에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기세가 꺾이지 않자 다른 후보들과의 연대·연합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모양새다. ‘반문(反文)’을 내세우며 입지를 다진 윤 후보에 대항해 이른바 ‘반윤(反尹) 텐트’를 구축, 진보·중도 진영을 아우르는 통합 정부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의 통합정부 구상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재명의 동맹군’을 누가, 어떻게 만들 것이며, 언제 협상을 시작할 것인지 등을 논의했다는 게 회의 참석자의 전언이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한 의원은 “(윤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과 접점이 있다. 이들과 힘을 합치면 정치 개혁과 정치 교체가 가능하다는 게 당의 공통된 입장”이라며 “(대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통합정부가) 단지 구호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조만간 당 차원의 액션(행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은 최근 들어 연일 통합정부론을 띄우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윤호중 원내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국민내각 통합정부 정치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를 결성했다. 다만 한 가지 변수가 ‘야권 후보 단일화’였다. 만약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윤 후보의 손을 잡는다면 이 후보의 통합정부론의 힘도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야권 단일화 협상이 결렬되며 이 후보 측은 ‘이재명-안철수 연대’의 마지막 기회를 잡게 됐다.

이 후보가 독자 완주가 아닌 연대를 모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론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 후보 측이 선거의 ‘구도’ 자체를 흔들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권교체對정권유지’의 대선 구도를 ‘윤석열對반(反)윤석열’로 바꾸려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 윤석열’에 반대하는 모든 진영을 규합해 막판 되치기를 노리겠다는 심산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각 당 후보는 경선을 통해 선출된 인물이기에 전체적인 판세를 이끌어갈 주도력은 애당초 부족하다. 거대한 구도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며 “결국 후보가 자기 스스로 구도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판세는 분명 ‘정권교체’ 여론이 높다. 그러나 ‘정권교체’ 열매를 윤 후보가 오롯이 수확하라는 보장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적 확장성을 누가 얼마큼 확보하느냐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 측은 정권교체론에 맞설 카드로 ‘책임총리제’와 ‘다당제’를 제도화할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후보가 꾸린 ‘반윤(反尹) 텐트’에 안 후보나 심상정 정의당 후보,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등이 들어올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각 당 후보 모두가 완주를 자신하고 있고 각 후보 간의 ‘노선 차이’도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심 후보는 23일 서울역 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는 스스로가 보수화되고 있고, 윤석열·안철수 후보와 함께 보수 경쟁을 하며 비판을 자초한 것”이라며 “(내가) 왜 누구 편을 들어야 하냐. 나는 국민 편이다”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안 후보는 울산시의회 프레스룸에서 열린 지역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국민의힘에서도 전혀 연락을 못 받고 지금까지 시간을 보냈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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