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올랐는데…안철수 지지율 박스권에 갇힌 이유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2.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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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후보 동시 비판 ‘독‘ 됐나…‘사표 방지 심리’에 지지율 추가 하락 가능성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도산안창호기념관을 찾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도산안창호기념관을 찾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여야 대선 후보 모두 안 후보에게 단일화 협상을 제안하면서다. 안 후보의 존재감이 어느 때보다 커졌지만 문제는 지지율이다. 큰 리스크 없이 토론에서도 선방하고 있지만 지지율은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과연 안 후보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 이유는 무엇일까.

리얼미터가 2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46.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41.0%, 안 후보 7.9%,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5%로 집계됐다. 당선 가능성 조사에서는 윤 후보 48.7%, 이 후보 44.5%, 안 후보 2.3%, 심 후보 1.6%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대비 윤 후보는 0.8%p 하락한 반면, 이 후보는 2.1%p 상승했다. 안 후보는 1.1%p 떨어졌고 심 후보는 0.5p 올랐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윤 후보와 이 후보가 박빙의 대결을 이어가는 양상이다. 반면 안 후보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지지율이 연일 한 자릿수대에 그치고 있다. 윤 후보나 이 후보와 같은 ‘체급’의 주자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는 지지율이다.

안 후보 캠프로서는 답답한 상황이다. 여야 후보가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에 휩싸였지만 안 후보를 둘러싼 구설은 전무하다. 토론에서 여야 후보가 잇따른 실언 논란에 휩싸인 데 반해 안 후보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다수 나왔다. 즉, 뚜렷한 악재가 없는데도 지지율이 상승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여야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 사이에선 안 후보가 ‘캐릭터’를 잡는 데 실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 후보가 여야 후보를 ‘적폐‘로 규정하고 거칠게 비판하는 과정에서 상대 후보들의 팬덤(fandom)까지 등을 돌렸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한 선대본부 관계자는 “상대를 비하한다는 것은 그 후보의 지지층까지도 모독하는 것”이라며 “안 후보가 과거에 비해 공격적으로 변했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매력은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안 후보가 대선을 흔들 차별화된 정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언더독(상대적 약자)이라면 진영을 뛰어넘을 만큼 파급력이 큰 아젠다(의제)를 발굴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안 후보는) 분명 다른 후보와 비교해 높은 도덕성을 지닌 후보지만 선거는 도덕성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실수에서 비롯된 반사이익으로만 성장했다. 본인만의 강력한 비전을 내세웠어야 2강을 위협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대선이 임박할수록 안 후보의 지지율이 점차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당선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표가 몰리는 ‘사표(死票) 방지 심리’가 작동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정권교체를 위해 당선 가능한 사람에게 표를 몰아주자는 심리가 확산된다면 안 후보의 지지율이 더욱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리얼미터가 더팩트 의뢰로 지난 26~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대선에서 투표할 후보’를 조사한 결과다. 임의전화걸기(RDD) 유·무선(5%, 95% 비율)으로 피조사자를 선정해 자동응답 조사방식으로 진행됐다. 오차범위는 신뢰수준 95%에서 표본오차 ±3.1%포인트다. 응답률은 11.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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