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20만 명 안팎에 나온 ‘거리두기 완화’ 시그널…의료계는 ‘걱정’
  • 박선우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2.03.0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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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 자영업 고충 거론하며 방역 완화 가능성 암시
전문가 “확산세 확대에 대한 의료 대책 수립이 우선”
3일 오전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확진자가 신규확진 19만8803명 늘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3일 오전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확진자가 신규확진 19만8803명 늘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국내에서 코로나19로 하루에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있다. 연일 최다치를 갈아치우며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다. 정부는 고위험군 관리에 총력전을 펴고 있지만 확진자 급증 속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정부는 동시에 자영업자 등의 어려움 등을 해결하기 위해 ‘거리두기 완화’ 카드를 매만지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에 걱정스런 눈빛을 보내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확진자 20만 명을 넘어가는 상황에서 거리두기 조정을 완화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삶 자체를 포기하다시피 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외면할 수만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 2일과 이날 개최된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 거리두기 조기 완화안이 거론되는 가운데 김 총리 역시 조기 완화론 쪽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여진다. 

문제는 코로나19 사망자 등 각종 방역지표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3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9만8803명이었다. 특히 사망자 수는 128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 수 역시 766명으로 나흘째 700명대를 유지했다. 정부가 지난 1일부터 중앙부처 공무원 및 군인 4000여 명을 전국 보건소 업무에 투입하는 등 고위험군 관리에 집중하고 있지만 사망자 수는 되려 늘어난 것이다.

위중증 환자의 증가세 역시 우려를 더하는 지점이다. 최근 2주간(2월17일~3월3일) 사망자 수 추이를 살펴보면 ‘45→71→51→45→58→99→82→94→112→49→114→112→96→128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약 보름 전인 2월17일과 비교했을 땐 3배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오미크론 변이는 높은 전파력에 낮은 치명률을 특징으로 하나, 신규 확진자 전체 규모가 높게 유지되면서 위중증 환자 수 역시 누적되는 양상이다. 

의료계 일각에선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시점에서 방역 완화 시그널을 내는 건 위험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일 페이스북에서 “의료진들과 의료체계가 버틸 수 있을까라고 대책을 마련해 달라니 거리두기 완화로 답한다”며 “2년간 희생한 의료진들은 그냥 버티라면 버텨야 하는건가. 스트라이크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지난달 16일 정부의 거리두기 완화 정책에 반발해 일상회복위 자문위원직을 사퇴한 바 있다.

정부가 확산세를 통제할 수 없다면 경구용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처방 대상을 확대하는 등 확진자 의료 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자연 감염을 통한 면역 획득이 확산세 감소에 중요하다면 거리두기 완화는 고려할 수도 있는 조치라고 본다”면서도 “높은 사망자 수를 줄이려면 팍스로비드 처방 가능 연령을 대폭 낮추고, 일반 의료원에서도 처방이 가능하도록 바꿔야 한다. 현 상황은 어딜가야 팍스로비드를 받을 수 있는지 환자들도 모를뿐더러, 병원 입장에서도 환자의 병력을 모르기 때문에 처방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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