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빙 출구조사, 아직은 누구도 장담 못하는 이유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22.03.0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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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영 안된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 36.93%’과 ‘확진·격리자 61만여명’ 변수

제20대 대통령선거에 대한 지상파 3사와 JTBC 출구조사 결과가 박빙으로 나온 가운데 조사의 정확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출구조사에는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사전투표 결과와 확진자·격리자의 표가 반영되지 않은 만큼 신뢰도를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0대 대통령 선거 투표일인 9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관계자들이 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대 대통령 선거 투표일인 9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관계자들이 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와 JTBC는 3월9일 오후 7시30분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출구조사는이날 오후 6시까지 진행됐다. 통상 출구조사는 원래 투표 종료시간인 오후 6시보다 1시간 앞선 오후 5시에 마무리한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확진자·격리자가 일반 유권자 투표가 끝나고 오후 6시~7시30분에 투표하게 되면서 출구조사 마감도 1시간 늦춰졌다. JTBC는 이번에 종편 중 처음으로 출구조사를 실시했다.

출구조사는 전국 1만4464개 투표소 중 표본을 선정해 통계를 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질문 대상자를 선정할 때는 ‘계통 추출법’을 사용한다. 투표소를 나오는 모든 유권자에게 찍은 후보를 묻는 게 아니라, 일정 명수를 간격에 두고 조사하는 것이다. JTBC의 경우 유권자 5명마다 1명씩 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지상파 3사는 출구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윤 후보가 48.4%, 이 후보가 47.8%를 득표할 것으로 예측했다. 윤 후보가 0.6%포인트 차이로 앞선다는 결론이다. 반면 JTBC는 이 후보 48.4%, 윤 후보 47.7%로 발표했다. 이 후보가 0.7%포인트 더 높게 나왔다. 둘 다 신뢰수준은 95%고 오차범위는 지상파 3사 ±0.8%포인트, JTBC ±1.2%다.

출구조사 적중한 19대 대선 사전투표율 26%...이번엔 36%

지상파 3사와 JTBC의 예측이 엇갈리기 때문에 핵심은 신뢰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느 하나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출구조사에는 변수가 많이 끼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출구조사에 반영되지 않은 사전투표의 투표율이 전례 없이 높게 나왔다. 그 수치는 36.93%로 2014년 사전투표 실시 이래 최고치다. 공직선거법상 사전투표 때는 출구조사를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그간 지상파 3사는 사전투표와 본투표 사이에 보정 작업을 실시해왔다. 이 과정에서 역대 조사를 통해 쌓은 데이터와 노하우, 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 동안 실시하는 여론조사 등을 이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단 보정 작업이 정확히 어떻게 이뤄지는지는 ‘영업 비밀’이다. 사전투표율 26.06%로 집계된 지난 19대 대선 때는 출구조사 결과가 적중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투표율이 약 10%포인트 더 높게 나타난 만큼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변수는 확진자·격리자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확진자·격리자는 일반 유권자와 따로 오후 7시30분까지 투표를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투표집계치에 따르면, 확진자·격리자 투표자 수는 61만8541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전투표자를 포함한 전체 투표자(3407만1400명)의 약 1.8%에 해당한다. 이는 오차범위를 넓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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