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안절벽 추락사고…‘극단 선택’ 시도였다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3.23 12: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매 앓던 80대 노모 사망…40대 아들 입건
지난 19일 오전 4시쯤 제주시 애월읍 해안도로에서 40대 남성 A씨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해안가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승용차가 바다에 빠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19일 오전 4시쯤 제주시 애월읍 해안도로에서 40대 남성 A씨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해안가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승용차가 바다에 빠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제주 애월읍 해안절벽에서 차량이 추락해 동승자가 숨진 사고는 40대 아들이 80대 노모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 함께 목숨을 끊으려다가 모친만 숨지게 한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9일 오전 4시경 제주시 애월읍 해안도로 인근 주차장에 10분가량 정차해 있다가 높이 11m의 절벽을 향해 급가속·돌진해 바다에 추락해 조수석에 있던 어머니 80대 B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사고 직후 자력으로 탈출해 펜션으로 돌아가 구조를 요청했으며, 사고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크게 다쳐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A씨도 크게 다쳤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B씨에 대한 1차 부검 결과 다발성 골절과 근육 사이 출혈 등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사고에 의한 것인지 사고 전 외력에 의한 것인지 불분명한 외상도 다수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22일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회복한 후 경찰에 “어머니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씨가 평소 치매를 앓고 있었던 사실로 미루어, A씨가 어머니의 치매 문제나 빚 문제 때문에 범행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치매를 앓고 있던 B씨가 사건 당시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했던 의사가 없었다면 A씨 혐의가 존속살해로 바뀔 수 있다”며 “사고 해역에 유실됐던 차량을 인양해 추가 증거를 찾는 등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