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영 후 우크라行’ 감행한 해병 “군대서 부조리…일단 도와야겠다 생각”
  • 이은진 디지털팀 기자 (eunjinlee525@gmail.com)
  • 승인 2022.03.2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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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라디오 인터뷰…현재 폴란드 체류 중
26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우크라이나 체르카시 인근 검문소를 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우크라이나 체르카시 인근 검문소를 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휴가 도중 폴란드로 무단 출국한 것으로 알려진 해병대 병사가 군 복무 중 부조리를 당했으며, 우크라이나의 피해 영상을 보고 출국을 결심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A씨는 28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사전 녹음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어린이집을 포격했다거나 민간인들을 무차별하게 학살하고 있다는 뉴스를 계속 찾아봤다”며 “한국 법을 어기더라도 일단 가서 도와야 한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출국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출국 전에는 부사관을 준비한다는 이유 등으로 부대 선임으로부터 ‘기수열외’를 당하는 등 부조리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입 초반에는 선임들에게 예쁨을 많이 받았지만, 부사관을 준비한다고 밝힌 이후로 ‘너는 우리의 주적이니까 그냥 말도 걸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마음의 편지도 썼었지만 간부들이 그걸 덮었다”며 “뭘 하든 계속 뭐라고 했다. 기수열외 시킨 선임과 다른 선임들에게 온갖 욕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또 “내가 그렇게 신고했을 때 들은 체도 안하던 해병대 수사관들이 (출국을 하니까) 바로 찾아와 깜짝 놀랐다”라며 “그런 건(신고했던 건) 도와주지도 않고 이렇게 무작정 오니까 좀 이상하기는 하더라”고 했다.

현재 폴란드에 체류 중이라는 A씨는 “제 선택에 따라 제가 책임질 것”이라며 “돌아가더라도 자진 귀국할 것”이라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현역 신분으로 신변에 이상이 발생하는 경우 외교적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포로로 잡힐 바에는 그냥 자폭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해병 모 부대 소속인 A씨는 휴가 중이던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인접국 폴란드의 바르샤바로 출국했다. 복무 중인 군인이 휴가 중 해외로 출국하기 위해서는 국외여행 허가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이는 군무이탈에 해당한다.

A씨는 우크라이나로의 입국을 시도했으나 국경검문소에서 입국이 거부됐고, 우크라이나 측은 A씨를 폴란드 동남부의 접경 도시에 있는 폴란드 측 국경검문소로 데려갔다. 이후 A씨는 23일(현지 시각) 새벽 폴란드 국경수비대 건물을 떠났으며,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군과 외교당국은 현재 A씨의 행방을 추적하는 한편 귀국을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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