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노동자 절반은 극단 선택 생각…화장실도 제때 못가”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2.03.3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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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실태조사 결과, 월평균 고객 폭언 11.6회·성희롱 1.1회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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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감정노동 직군인 콜센터 상담노동자의 절반 가량이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30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콜센터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조사는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 의뢰해 지난해 8~10월 공공·민간부문 콜센터 상담노동자 199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노동조건, 업무 환경, 감정노동, 건강 상태,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영향 등에 초점이 맞춰진 조사였다.

조사 결과,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상담노동자는 높은 업무 강도 및 전문성을 요구 받으면서도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조사에 응한 상담노동자의 48%는 ‘죽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같은 경험이 ‘응답일 기준 1년 이내’라고 답한 비율 역시 30%에 달했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했던 이유로는 경제적 어려움, 스트레스 등 직업적 문제가 55.6%, 53.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과중한 업무량으로 인해 화장실 이용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응답자도 25.3%나 됐다. 별도의 휴게공간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도 15.5%를 기록했다.

아울러 콜센터 상담사들은 주 1회 이상 감정노동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객의 폭언도 월평균 11.6회, 성적 농담 등 성희롱은 월평균 1.1회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콜센터 상담노동자의 65.1%는 한 가지 이상의 업무 관련 질환을 진단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진단 비중이 높은 질환들을 살펴보면 목·허리 디스크 등 척추질환 38.7%, 손목·어깨 등 상지근골격계 질환 30.2%, 방광염 및 신우신염 20.9%, 천직·아토피 등 알레르기성 질환 18.7%, 우울증·불안장애 등 정신질환 12.1%, 성대결절 10.9% 순이었다.

인권위 측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내달 1일 콜센터 상담노동자의 인권상황 및 문제점, 정책적 대안, 법제도 개선안 관련 토론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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