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3곳’서 경기지사 출마 기자회견…이색 행보의 배경은
  • 나선리 경기본부 기자 (sisa216@sisajournal.com)
  • 승인 2022.04.0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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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국회‧경기북부청사서 세 차례 출마선언…과잉행보 배경에 관심
기자회견서 “윤석열 정권과 맞서겠다” 며 ‘이재명 플러스5’ 공약 발표
안민석 의원이 3월 31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민석 의원이 3월 31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지난달 31일 세 번에 걸쳐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안민석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경기도의회를 시작으로 오후 2시에는 국회에서, 이후 오후 4시경 경기북부청사 브리핑룸에서 세 번째 ‘경기도지사 출마선언’을 했다. 안 의원의 이 같은 행보는 다른 후보자들과는 사뭇 다른 이례적 행동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 안민석의 상대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이순신 장군의 결기로 윤석열 정권과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과 안민석은 기질이 비슷하다”면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끊임없이 기득권에 저항했으며, 한다면 하는 기질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의 정책 공약까지 그대로 승계하겠다며, ‘이재명 플러스5’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재명 플러스5’ 공약에는 10개 광역 상생생활권 구축·연결, 반도체대학 설립 및 AI 첨단산업 선도, 예산 10% 교육에 투자, 10대 거점에 50대·20대 벤처창업센터 설립 등이 포함됐다. 최근 경기도지사 출마선언을 한 민주당 후보들 상당수가 ‘이재명 끌어들이기’에 열을 올리며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일각에선 안 의원이 이날 3곳을 돌며 기자회견을 한 배경에 대해 같은날 ‘오전 10시’ 국회서 기자회견을 가진 경쟁자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지금은 온순하고 온화한 선비 같은 리더십이 아니라, 이순신과 같은 결기 있고 강단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며 김동연 대표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해 화제가 됐다. 이어 경선 방식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시스템 공천을 한다는데, 더 민주적이어야 할 민주당으로서 시스템 공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시합을 앞두고 시합룰을 바꾸는 건 상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역시 민주당의 합당 제안을 수용한 김동연 대표가 당내 다른 주자들과 경쟁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경선룰이 변경될 가능성을 염두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의 경우 광역단체장 후보는 통상 국민참여경선(여론조사 50%·당원여론조사 50%)으로 선출하지만, 최고위 논의를 거쳐 국민경선(여론조사 100%) 등으로 변경이 가능하다. 이날 저녁 김동연 대표는 안 의원의 이러한 발언들을 의식한 듯 MBC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목소리 크고 험한 얘기 한다고 해서 리더십이 있고 추진력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반격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이날 3곳에서 기자회견을 한 이유에 대해 “말로 하는 정치를 싫어한다. 본인은 말로 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드리려 한다. 경기북부청에서 세 번째 기자회견을 가진 이유는 몸이 힘들어도 경기북부 주민들을 위해 보인 조그만한 성의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파주시 임진각에서 진행된 ‘깨끗한 경기도, 새봄 줍킹 캠페인’ 행사에서 “경기 북부의 발전이 이루어지고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이제 결단을 내야 한다”며 경기도 분도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한편 경기 오산에서 내리 5선(17~21대)을 지낸 안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제20대 대선 이재명 후보 총괄특보단장 등을 거쳤다. 이날 세 번이나 기자회견을 가진 안 의원이 뛰어다닌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지 미지수인 가운데, 당분간 민주당 예비후보들의 이재명 전 지사에 대한 구애 경쟁과 함께 경선 방식 등을 둘러싼 논쟁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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