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 일본 우익 반발 뚫고 7년 만에 도쿄서 전시
  • 안수교 디지털팀 기자 (hongsalami@naver.com)
  • 승인 2022.04.0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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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부자유전’ 개최…일본 우익단체, 전시장 주변서 항의시위

일본 각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 등을 전시하는 ‘표현의 부자유전’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개최되고 있다.  일본 수도 도쿄에서는 우익의 협박 속에서 7년여 만에 ‘평화의 소녀상’ 공식 전시됐다.

3일 ‘표현의 부자유전·도쿄실행위원회’(이하 실행위)는 전날 도쿄도 구니다치시에서 표현의 부자유전이 개막한 데 이어 나고야 등 다른 3개 지역에서도 같은 전시회를 개최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오카모토 유카 실행위 공동대표는 “나고야 등 다른 3개 지역에서도 올해 중 표현의 부자유전을 열기 위해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나고야 외 2개 지역은 미묘한 부분이 있어 지역명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평화의 소녀상 등이 전시되는 ‘표현의 부자유전’이 도쿄에서 열린 것은 2015년 1월 이후 7년 3개월 만이다. 오카모토 유카 실행위 공동대표는 “2015년 표현의 부자유전 때 도쿄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된 이후 게릴라식으로 전시된 적은 있지만, 공식적으로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7년만”이라고 밝혔다.

오는 5일까지 구니타치시민예술홀 갤러리에서 열리는 ‘표현의 부자유전 도쿄 2022’에는 16개 작가 팀의 작품 수십 점이 전시됐다. 전시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과 함께 ‘겹겹-중국에 남겨진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여성들’, ‘군마현 조선인 강제연행 추도비’ 등 한국 관련 작품도 다수 소개됐다.

당초 실행위는 작년 6월 도쿄 신주쿠구에 있는 민간 전시장에서 이 전시회를 개최하려고 했지만, 우익 단체의 방해와 협박으로 전시장 측이 장소 대여에 난색을 보여 연기해야 했다. 연기 후 10개월 만에 성사된 이번 전시회는 공공시설에서 관련 기초지방자치단체의 협조 속에 열렸다.

당초 작년 6월 도쿄 신주쿠구에 있는 민간 전시장에서 ‘표현의 부자유전’을 개최하기로 했지만 일본 우익 단체의 방해와 협박으로 미뤄지다가, 공공시설에서 관련 기초지방자치단체의 협조로 10개월 만에 개최가 성사됐다. 작년 7월 나고야에서 표현의 부자유전이 열렸을 때는 폭죽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배달돼 도중에 전시회가 중단된 바 있다. 또 같은 달 일본 교토에선 일본 시민단체인 ‘여성국제전범법정 헤이그 판결을 실현하는 모임’(헤이그 모임)은 우익 세력이 소란을 일으킬 것을 우려해 평화의 소녀상을 선보인 전시회를 은밀히 개최한 바 있다.

전날 개막한 ‘표현의 부자유전 도쿄 2022’에서도 전시장 주변에선 우익 단체들이 시끄럽게 집회를 열고 확성기가 달린 가두선전 차량으로 전시시설 주변을 도는 방식으로 행사 진행을 방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카모토 실행위 공동대표는 “경찰 이야기에 따르면 어제와 비교해 오늘(3일)은 (방해 시위에 참여한 우익 단체 규모가) 3배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에 실행위의 요청에 따라 약 100명의 현지 경찰이 우익 단체 인사의 전시장 진입 등을 막기 위해 경비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도 구니타치시에 있는 구니타치시민예술홀 갤러리에서 개최된 표현의 부자유전 도쿄 2022에서 한 시민이 평화의 소녀상 옆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도쿄도 구니타치시에 있는 구니타치시민예술홀 갤러리에서 개최된 표현의 부자유전 도쿄 2022에서 한 시민이 평화의 소녀상 옆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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