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병역 특혜’ 뇌관 건드린 정호영 ‘아빠찬스’ 의혹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4.16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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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현역→4급’ 재검시 경북대병원서 진단서 발급
의대 편입 이어 병역 문제까지 불거지며 논란 확산일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4월14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향하는 승강기에 타고 있다. ⓒ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4월14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향하는 승강기에 타고 있다. ⓒ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그의 자녀들을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딸·아들의 의대 편입에 이어 아들 병역을 둘러싼 석연치 않은 정황까지 나오면서 '뇌관'을 건드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후보자 측이 내놓은 현재까지 해명으로는 의혹 해소에 한계가 있어 국회 청문회에서의 격돌이 예상된다. 

16일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 후보자 아들 A(91년생)씨는 2010년 11월 첫 병역 신체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2015년 11월 재검에서는 4급인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으로 바뀌었다. 이후 A씨는 2019년 2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대구지방법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다.

A씨는 4급 판정이 나온 재검을 앞두고 필요한 진단서를 자신의 부친인 정 후보자가 있던 경북대병원에서 발급받았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실은 "4급 판정 때 제출한 병무진단서는 정 후보자가 있는 경북대병원에서 발급됐다"며  "재검 판정을 위해 제출한 병무진단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자 측은 아들이 대학 재학 중 척추질환이 생겼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재판정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A씨는 2010년 첫 신체검사에서 2급 판정을 받았으나 대입 준비 및 학업 등으로 2013년 척추질환(척추협착) 진단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병역법에 따라 5년이 지난 2015년 10월 재병역판정검사를 받도록 통보받았다"며 "같은 해 11월6일 두 번째 신체검사를 받기 위해 척추질환 진단서를 가지고 신체검사장으로 갔다. 의사가 척추질환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찍고 4급 판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척추질환이 있다던 정 후보자 아들이 5년간 쓴 의료비가 15만원 수준에 불과하고, 척추에 이상이 있는 A씨가 이후 경북대병원에서 환자 이송 업무 등 자원봉사 활동을 한 것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복건복지위와 교육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15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병원을 찾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입시의혹을 검증할 자료를 학교 측에 요구하며 학교 측과 간담회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복건복지위와 교육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4월15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병원을 찾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입시의혹을 검증할 자료를 학교 측에 요구하며 학교 측과 간담회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 40시간 연구원 활동하며 19학점 이수?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 등 고위직을 거칠 당시 진행된 딸과 아들의 연이은 경북대 의대 편입 과정 전반과 특히 신설된 특별전형을 통했던 아들, 이들이 편입 서류에 기재한 각종 경력과 봉사활동 내용을 둘러싼 논란도 의구심이 커지는 모양새다. 

정 후보자 아들이 2015년도에 19학점 수업과 주 40시간 연구원 활동을 병행한 것을 두고도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직장인에 가까운 주 40시간 연구원 생활을 하면서 19학점까지 이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경북대의대 편입 전형 자기기술서 경력 사항으로 학생연구원 경력을 기재했는데, 업무 보조 성격의 아르바이트 업무를 학생연구원으로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 측은 "건물 하나에 강의실과 연구실이 있어 수업 전후 연구 참여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의 자녀들이 경북대병원에서 장시간 봉사활동을 했던 점도 논란이다. 해당 이력은 경북대의대 편입 서류과정 기준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정 후보자 본인의 부적절한 과거 칼럼에 이어 자녀 관련 의혹이 잇따르면서 민주당은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경북대병원과 경북대에 자녀들의 편입학 등 각종 검증 자료 제출을 압박하고 교육부의 특정 감사를 요구하는 등 강도 높은 검증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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