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군 등 혹한기 공사 강행으로 안전불감증 ‘여전’
  • 서중권 충청본부 기자 (sisa410@sisajournal.com)
  • 승인 2022.04.1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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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군 신청사·보령머드파크 등 노동자 위험천만한 사고현장 ‘노출’
휴게실 없어 자재 더미에 누워 휴식…“근로자 행정사각지대"
서천군 새청사를 짓는 현장에서 휴게실이 없어  노동자들이 자재 더미 속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다. 안전불감증과 인권 경시라는 지적이다. ⓒ시사저널 서지윤

보령시와 서천군이 겨울철 혹한기에도 공사를 강행하면서 부실과 안전불감증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양 기관은 휴게실조차 없어 근로자 인권을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서천군이 충남개발공사에 위탁해 짓고 있는 군 신청사는 475억원을 들여 옛 서천역 인근에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들어선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지난 3월 준공 예정이었으나 1년 더 연장됐다.

이 과정에서 청사는 지난 2020년 5월 기초파일 가운데 15개에서 기울어짐 현상이 발생하면서 수개월 동안 공사가 중단됐었다. 따라서 공기(工期)가 촉박한 가운데 겨울철 혹한기 공사를 강행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작업자를 위한 휴식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 노동자들의 불만이다. 이들 대부분 현장 곳곳에 쌓아둔 자재에 기대 잠시 쉰다. 심지어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는 자재 더미 속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노동자들도 많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노박래 군수의 현장방문이 전시행정에 그친 것 아니냐는 구설도 불거지고 있다. 노 군수는 지난 1월 신청사 건립 현장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고 홍보한 바 있다.

노 군수는 당시 “이날 점검은 광주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건설현장 붕괴사고 직후여서 혹한기 공사관리 현황 확인 차 이뤄졌다. 현장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관리에 더 신경을 써달라”고 지시했었다.

하지만 현장관리에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 부실감독과 인권경시 등을 지적하고 있다. 혹한기 공사를 강행하면서 콘크리트 타설 등 부실시공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충남개발공사 관계자는 “축적된 개발공사의 건설 노하우를 바탕으로 공사 진행 상황과 내·외부 안전관리 및 품질관리 상태 등 현장 현황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노동자들 휴게실은 이미 철거해 다시 살펴보겠다”고 해명했다.

보령시가 짓고 있는 ‘보령머드테마파크’는 총 사업비 248억원을 들여 캠코에 위탁했다. 이 공공시설물은 오는 7월 16일부터 한 달 동안 열리는 ‘2022 보령해양머드박람회’의 각종 체험행사 등으로 대규모 행사장이다.

보령머드테마파크 조성공사 조감도 이미지 ⓒ보령시

이 시설물은 다음 달 준공을 목표로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하지만 이 현장 역시 노동자 휴게실이 없다, 노동자들의 처지는 서천군청사 현장과 유사하다는 것이 노동자들 주장이다. 이에 대해 감리단 관계자는 “여름철에 운영했던 휴게실을 철거해 현재는 컨테이너 등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먼지와 시멘트 가루, 철 가루 등 유해물질이 범벅돼 날리는데도 일부는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았다.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작업자도 많다. 작업장 바닥 곳곳에는 수 갈래의 전선이 널브러져 뒹굴고 있다. 전기 누전 위험 등 안전불감증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부실시공 논란도 제기됐다. 체험동과 컨벤션 동 지하의 경우 뿜칠까지 끝낸 기둥 가장자리와 천장 등에서 누렇게 변한 흔적이 곳곳에 있다. 탈색된 자국에 뿜칠이 벗겨져 흉한 모습 그대로 방치돼 있다. 공사전문가는 “누수로 보이는 현상이다. 공사가 다 끝 나 가는데 어떻게 보완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감리단 관계자는 “마스크는 제대로 지급했다. 작업자들이 쓰지 않는데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또 천장 누수와 관련 “양 건물 다 방수공사가 끝나지 않았고 곧 방수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공기에 쫓긴 나머지 현장들이 혹한기에도 공사를 강행하면서 부실시공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화재 및 전기 누전 등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많아 동절기 공사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령시 ‘머드테마파크’는 건설 비전문기관인 ‘캠코’에 위탁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의견을 취합해 곧 답변해 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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