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이은해·조현수 검찰 조사 진술 회피
  • 안수교 디지털팀 기자 (hongsalami@naver.com)
  • 승인 2022.04.17 18:5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잠적 후 4개월 만에 검거…늦으면 18일 구속영장 신청 예상
검찰, 도피 조력자 여부 조사…전문가들 “조직적 도움 가능성”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조현수(30) 씨에 대한 검찰 조사가 본격 진행중인 가운데, 이들이 조사 과정에서 계속해 진술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늦으면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인천지검 형사2부(김창수 부장검사)는 17일 오전 10시부터 이씨와 조씨를 인천구치소에서 불러 살인과 살인미수 등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 경기 고양시 덕양구 소재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된 이씨와 조씨를 경찰로부터 인계받은 뒤 조사를 진행해 왔다.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수사관의 질문 등을 회피하고 있어 수사에 진척이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체포영장에 따라 검거된 둘의 구속영장을 이르면 이날 밤늦게나 늦어도 18일 오전에는 법원에 청구할 방침이다. 긴급 체포나 체포 영장에 의해 신병을 확보한 피의자는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하거나 석방해야 한다.

검찰 관계자는 “어제와 오늘 계속 피의자들을 조사하고 있다”면서도 “구속영장은 조사 진행 상황을 봐가며 오늘이나 내일 청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검찰은 이씨와 조씨가 지난해 12월14일 검찰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뒤 4개월 만에 검거되기까지 도피를 도와준 조력자가 있는지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들이 종적을 감춘 4개월여 동안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등을 사용하지 않아 추적에 애를 먹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밀항을 하거나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들이 고양시 오피스텔에서 검거되면서 도피 기간 동안 다른 사람 명의의 신용카드와 핸드폰으로 생활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인물을 수사하면서 해당 오피스텔을 은신처로 특정했다”며 “오피스텔에는 피의자 둘만 있었고 외부에서 도움을 준 조력자가 있었는지 추가로 확인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씨 등의 범죄 혐의와 장기 도피 배후에 조직적인 도움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해 왔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씨 등의 검거 직후 YTN 인터뷰에서 “검거된 곳이 고층 오피스텔인데 도피하기 전에 미리 계약했을 가능성은 없고 추정컨대 다른 사람들의 조력을 받은 것이 아닌가 한다”며 “그동안 주위에 전과가 있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조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조력자가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드러나는 사실로 볼 때 이씨가 15세 이후부터 남성들을 대상으로 피해를 입혔고 문제는 혼자가 아니었다는 것”이라며 “범죄 조직의 비호 아래 숨어있는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이 범죄는 생각보다 규모가 큰 범죄의 단편일 수 있어 수사범위를 좀 더 넓혀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이씨는 내연남인 조씨와 함께 2019년 6월30일 오후 8시24분께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A(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가 사망하기 전 계곡에서 함께 물놀이한 조씨의 친구 B(30)도 살인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전과 18범인 그는 다른 사기 사건으로 이미 구속된 상태다. 검찰은 이들이 A씨 명의로 든 생명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 왼쪽)·조현수(30)씨가 16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검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 왼쪽)·조현수(30)씨가 16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검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