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은 안되지만 ‘유럽여행’은 가능했던 정호영 아들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4.2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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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검으로 4급 판정 받은 뒤 약 두 달만에 8박9일 여행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4월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4월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이 척추협착증으로 병역 4급 판정을 받은 지 약 두 달 만에 동유럽 여행을 다녀온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정 후보자 아들의 병역 판정 변경 배경에 재차 의문을 제기하며 추가 자료 제출을 압박하고 나섰다. 

28일 인재근 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 후보자 아들 정아무개씨는 2015년 10월29일 아버지가 재직 중이던 경북대병원에서 허리 통증을 이유로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받았다.

이로부터 열흘 후인 11월6일 정씨는 대구경북지방병무청에서 병역 재검을 받았고, 사회복무요원(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2010년 첫 신검에서는 현역 대상이었던 정씨가 5년 후 재검에서 판정이 바뀐 것이다.  

병역 재판정 후인 같은 해 12월27일 정 후보자 가족은 8박9일 일정의 동유럽 4개국 관광·크로아티아 일주 여행패키지를 예약했다. 정씨 등은 이듬해 1월20일 예정대로 체코 프라하로 출국했다. 일정에는 박물관이나 유적지를 둘러보는 코스가 포함돼 장시간 걸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 의원은 "정씨가 척추협착 판정을 받고 두 달 만에 (왕복) 약 24시간 비행과 동유럽 4개국 관광·크로아티아 일주를 한 것을 두고 의혹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 의원실이 확보한 2015년 10월29일자 병사용 진단서에 기재된 증상은 '상기환자 장거리 보행시 통증이 재발될 수 있다' '증상 악화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음'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같은 날 받은 외료진료 기록에도 '왼쪽 다리가 당기고 아프다'는 내용과 '하지 직거상 검사상에서 30도에서(+)'라고 돼 있다. 이 검사는 환자가 누운 상태에서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리다가 통증을 느낀다고 하는 지점을 측정하는 것이다.

인 의원은 "정씨가 허리통증으로 첫 진료를 받았던 2013년 9월11일 기록에는 5주 전부터 통증이 있었다고 나오지만, 그는 한 달 전 홍콩으로 5일간 가족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며 명확한 진상 규명을 위해 2015년도 재검 당시 MRI(자기공명영상) 영상자료 제출을 촉구했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정 후보자 측은 "후보자 아들의 유럽 여행 이유에 대해 준비단에서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다만 척추질환은 항상 아픈 만성질환이 아니라 악화기와 정상기를 반복하는 질환이며, 대다수 척추질환자들이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님을 고려해주기 바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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