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승절 승전 선언설 부인…“극초음속 미사일, 美 때문” 주장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5.0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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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방공시스템, 북·이란 넘어 중·러 겨냥할 것”
1일(현지 시각)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러시아가 오는 9일 전승절에 맞춰 우크라이나에서 승리를 선언할 것이라는 서방의 관측을 부인했다. ⓒ타스 연합뉴스
1일(현지 시각)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러시아가 오는 9일 전승절에 맞춰 우크라이나에서 승리를 선언할 것이라는 서방의 관측을 부인했다. ⓒ타스 연합뉴스

러시아가 오는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인 전승절에 맞춰 우크라이나에서 승리를 선언할 것이라는 서방의 관측을 부인했다. 또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1일(현지 시각) 로이터·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방송 미디어셋과의 인터뷰에서 5월 9일 전승절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전환점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 군은 전승절을 포함해 특정 날짜에 맞춰 군사행동을 인위적으로 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승리를 엄숙한 방식으로 기념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시기와 속도는 민간인과 러시아군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할 필요성에 달려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항복을 원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그의 항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민간인을 풀어주고 저항을 멈추라는 명령을 내리길 요구하는 것”이라며 “우리 목표에는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가 포함되지 않는다. 이는 미국이 잘하는 것이고 전 세계에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라브로프 장관은 자국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이 혹시 모를 서방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미사일 방어시스템이 북한과 이란이 아니라 러시아와 나중에는 중국을 겨냥할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극초음속 무기를 개발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렇지 않으면 미사일 방어·공격용 무기를 가진 국가는 미사일 방어체계가 상대 보복 공격을 막아주리라는 생각에 (다른 국가에) 선제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저고도로 비행하고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며 음속보다 5배 이상 빠른 미사일로, 요격이 거의 불가능한 무기다. 러시아는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력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지난 3월 중순에는 우크라이나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사용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서방 언론은 러시아 위협을 잘못 보도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장하는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을 멈춘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반(反)러시아 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에 대한 적대감을 조장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 있는 모든 사람의 안전을 보장하려고 한다며 “그들은 우크라이나의 ‘군사화’나 ‘나치화’의 위협을 받지 않고,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오는 러시아 안보 위협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방이 러시아의 외화보유액 약 3000억 달러를 동결한 데 대해 “빼앗아 갔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그들(서방)은 러시아에 벌주기를 원했고, 그래서 그것을 훔쳤다”고 비난했다. 그는 외화 동결액 대부분은 석유·가스 공급 대금이라며, 이것이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 결제 대금이 유로·달러가 아닌 루블화로 바뀐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를 ‘비우호국’으로 지정하고, 해당 국가들에 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라고 요구했다. 지난달 말에는 루블화 결제를 거부한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가스 공급을 중단하며 에너지를 무기화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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