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그림 판매 의혹에 “제 덕 보려면 공직 때 했을 것”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2일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고문으로 재직하다 공직으로 다시 복귀하는 데 따른 전관예우·이해충돌 논란에 대해 “문제를 전혀 인식하지 않았다”며 전면 부인했다. 다만 김앤장 재직 기간 받았던 고액 연봉에 대해선 “국민의 눈높이로 보면 조금 송구스러운 면은 있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의 고액 고문료와 김앤장 활동 관련 질의에 “제가 김앤장에 간 하나의 목적은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우리 경제를 설명하는 공공외교를 하던 것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봤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 후보자는 “대표적으로 2019년 홍콩에서 라운드테이블이라는 걸 했는데 문재인 정부의 재벌 정책과 외교안보 정책, 경제 정책 등을 설명하는 행사를 가졌다”며 “이는 대한민국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공공적 목적에 부합한다(고 생각해서) 초청을 받아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거기서 한 일이 공공적 요소와 크게 배치되지 않는다. 특정 케이스에 관여한 것이 한 건도 없고 제 후배인 공무원들에게 단 한 건도 전화하거나 부탁한 바가 없다”면서 “하나하나의 기업에 대해서 소위 전관예우나 이해충돌이 일어나는 일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 후보자는 또 신동근 민주당 의원이 “(공직 퇴임 후) 배우자의 그림이 수천만 원대 가격에 판매됐는데 ‘한덕수 프리미엄’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하자 “만약 제 덕을 보려고 했다면 제가 공직에 있을 때 전시회를 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집사람은 제가 공직에 있을 때는 단 한 번도 전시회를 하지 않았다”며 “오해를 받을까 봐 안 한 것이다. (전시는) 제가 공직을 떠난 2012년도와, 작년에 10년 만에 한 것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한 후보자는 또 자신이 과거 대한민국 정부와 론스타 간 국제투자분쟁 소송(ISDS) 과정에서 ‘한국이 지나치게 국수주의적’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런 얘기를 한 적은 있다”면서도 “이는 론스타와 전혀 관련이 없는 시각에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앤장 재직 기간 받았던 고액 연봉에 대해선 “그렇게 지나치게 많이 받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국민의 눈높이에서 봤을 때 높은 수준의 봉급인 것이고 그런 점에서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경제현안 해결에 먼저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서민경제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겠다”며 “물가 불안요인을 조기에 차단하고 시장구조 개선도 함께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또 “일자리 부족, 주거 불안정, 양극화 문제, 과도하고 비합리적인 규제, 국제정세의 불확실성 등의 고통을 너무 잘 알고 있다”며 “도전을 하나하나 이겨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