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C 2대 주주, 오너 일가 일감 몰아주기에 ‘일침’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05.3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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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실적에 악영향…이사회 의사록 공개하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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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톤자산운용이 최근 BYC 이사회 의사록의 열람·등사를 허가해달라는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BYC 2대 주주(8.13%)인 트러스트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투자목적을 ‘경영 참여’로 변경 공시한 후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해왔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앞서 BYC에 2017년부터 2022년 4월까지 5년간의 이사회 의사록을 열람·등사하겠다는 요청서를 발송했다. 그러나 BYC가 이런 요청에 아무런 회신을 하지 않아 법원에 허가신청서를 제출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트러스트자산운용의 이사회 의사록 열람을 요구한 까닭은 오너 일가 소유의 기업들과의 내부거래가 BYC 실적에 악영향이 끼쳤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BYC는 오너 일가는 그동안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마련한 재원을 승계에 활용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문제의 회사는 신한에디피스와 남호섬유, 백양 등이다. 우선 의류 도소매업과 부동산업을 영위하는 신한에디피스는 고(故) 한영대 BYC 회장의 차남인 한석범 BYC 사장(16.33%)과 그의 부인 장은숙(13.33%)씨, 장남 한승우 BYC 이사(58.34%), 장녀 지원씨(6%), 차녀 서원씨(각 6%) 등 오너 일가 지분율이 100%인 사실상 개인회사다.

이 회사는 매년 30%대 내부거래 비중을 유지해왔다. 신한에디피스는 지난해에도 전체 매출 61억원 중 32.02%에 해당하는 19억원을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올렸고, 2020년의 내부거래 비중도 34.99%(총매출 65억원-내부거래액 23억원) 수준이었다.

한석범 사장(60%)과 그의 동생 한기성씨(40%)가 지분 100%를 보유한 의류판매시설 장식장 제조업체 남호섬유의 경우는 매년 매출의 전량을 내부거래에 의존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와 2020년 매출은 각각 1억8851만원과 3억2989만원이었다.

또 한영대 전 회장의 장녀인 한지형씨가 최대주주(29.4%)인 부동산 임대업체인 백양은 지난해와 2020년 내부거래 비중은 각각 37.65%(183억원-69억원)과 42.40%(162억원-69억원)였다.

이밖에 한석범 사장·장은숙씨 부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신한방과 한기성씨가 최대주주(71.49%)인 한흥물산에서도 일부 내부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트러스트자산운용은 법원의 허가가 떨어지는 즉시 이사회 의사록을 분석해 BYC 실적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되는 오너 일가 소유 기업들과의 내부거래를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또 부동산 자산 관리용역 계약 등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진행됐는지 여부도 점검한다.

트러스트자산운용 관계자는 “이사회 이사록 검토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회계장부 열람 등 후속 조치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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