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지방선거에서 전 인천시장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가 현 인천시장인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4년 만에 설욕에 성공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박 후보가 패배할 경우 ‘인천에서 재선은 없다’는 징크스가 12년째 이어지게 됐다.
유 후보는 2일 오전 1시 현재, 34만821표(52.11%)를 얻어 민주당 박남춘(44.57%), 정의당 이정미(2.80%) 후보를 멀찌감치 앞서고 있다. 유 후보는 개표 초반부터 박 후보를 앞서 나가기 시작해 꾸준히 선두를 달리며 승기를 잡았다. 지상파 방송 3사 모두 유 후보의 당선을 확실시 하고 있다.
유 후보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인천시장을 역임했다. 그러나 지난 제7회 지방선거에서 현 시장인 박남춘 후보에게 밀리며 낙선했다. 이번 선거 역시 유 후보가 불리하다는 전망도 있었다.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이재명 후보라는 ‘거물급 주자’가 출마하면서, 인천 민심이 뒤집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그러나 유 후보는 전·현직 시장의 ‘리턴매치’에서 박 후보에게 4년 전 당한 패배를 설욕하는데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당선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오자 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사무실에 환호 소리가 울렸다. 유 후보는 “위대한 시민들의 승리다. 무거운 책임감 느끼고 시장 돼서도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서 반드시 보답하겠다”며 “초지일관 사심 없이 오직 시민과 인천의 미래를 보고 일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 후보는 재선 문턱에서 고배를 마실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의 패배로 인천에서는 현직 시장이 재선에서 필패하는 징크스가 이어지게 됐다. 인천시장 선거에서 현직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것은 2006년 안상수 시장이 마지막이다. 이후 송영길·유정복·박남춘 시장이 잇따라 재선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박 후보는 당선이 어렵다는 보도가 나오자 “지난 4년 원없이 일했고 캠프 차릴 때 결코 쉬운 선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대통령 취임 후 20일 만에 치러진 선거여서 어려웠지만 지방자치 성과에 대해 좋게 평가해 주신다는 위안도 받았다. 겸허히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선거 결과로 인천시정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유 후보는 1호 공약으로 ‘제물포 르네상스’ 사업을 내세웠다. 해양수산부가 소유하고 있는 인천항 내항 일대 182만㎡의 소유권을 인천시가 확보한 뒤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해 역사·문화·해양관광·레저문화 중심의 항만도시 ‘하버 시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유 후보는 경인전철·경인고속도로·인천대로를 지하화해 하나로 연결하고, 영종도와 강화도를 새로운 국제금융 허브인 ‘뉴홍콩시티’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