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세아, 쌍용건설 인수 나서…다시 한국 품으로?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06.02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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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세아와 해외 프로젝트 수주 등에서 시너지 기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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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세아가 쌍용건설 인수에 나섰다. 거래가 성사되면 현재 두바이투자청 소유인 쌍용건설은 다시 국내 기업이 된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세아는 쌍용건설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글로벌세아는 조만간 기업실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양측은 7월 말 주식매매계약(SPA)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거래 대상은 두바이투자청이 보유한 쌍용건설 지분 99.95%다.

글로벌세아는 글로벌세아그룹의 지주사다. 섬유 및 의류 제조업체인 세아상역이 그룹의 핵심사다. 글로벌세아는 최근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왔다. 2018년 STX중공업의 플랜트사업 부문을 인수해 세아STX엔테크를 설립했고, 이듬해인 2019년에는 국내 1위 골판지 상자 제조기업인 태림포장과 태림페이퍼를 사들였다. 지난해엔 두산공작기계와 대한전선 인수전에 나서기도 했다.

쌍용건설은 국내외 토목·건축·주택·플랜트 등을 아우르는 종합건설회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유동성 위기에 내몰렸고 2012년 말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2013년 워크아웃을 거쳐 2014년 초 회생절차에 들어간 쌍용건설은 2015년 두바이투자청에 인수되면서 법정관리에서 졸업했다.

쌍용건설은 해외사업에서 높은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와 두바이 에미리트타워호텔 등 해외 랜드마크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으며 글로벌 건설시장에 사명을 알렸다.

쌍용건설은 두바이투자청에 인수된 후 중동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흑자기조를 이어왔다. 다만 지난해에는 1108억원(매출 1조401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2020년부터 해외 수주가 위축된 가운데 두바이투자청이 발주한 1조5000억원 규모 로열 아틀란티스 호텔 등 대규모 공사가 지연되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결과다.

글로벌세아는 쌍용건설과의 상당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우선 글로벌세아그룹이 진행하는 민간개발사업과 주택 및 호텔사업, 수소에너지 등 미래사업, 플랜트 등 다양한 건설사업을 쌍용건설이 맡아 추진할 수 있다. 또 플랜트사업과 건설사업을 영위하는 세아STX엔테크와의 글로벌 네트워크 협업을 통해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서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쌍용건설이 글로벌세아에 인수될 경우 경영진이 교체될지 여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쌍용건설 경영은 고(故)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의 차남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이 맡고 있다. 두바이투자청은 김 회장의 해외 네트워크와 수주 능력을 높이 평가해 쌍용건설 인수 후에도 계속해서 경영을 맡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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