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증상 없는 만성 콩팥병, 예방이 ‘명약’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06.15 11:00
  • 호수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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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비만 있는 사람은 정기적인 콩팥 검사 필요

콩팥은 몸의 좌우에 하나씩 존재하는 강낭콩 모양의 장기로서 혈액에서 노폐물과 잉여 수분을 걸러 체외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이 기능이 떨어지면 체내 수분과 전해질 균형이 깨지고 노폐물이 체내에 축적되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만성 콩팥병은 콩팥 손상으로 인한 콩팥 기능 감소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콩팥 손상은 초기에는 증상 없이 발생할 수 있어 방치하면 만성 콩팥병이 될 수 있다.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국내 30세 이상의 만성 콩팥병 유병률은 10%를 상회하며, 60세 이상 고령에서 더 흔히 발생한다. 인구의 고령화 추세와 비만·당뇨병·고혈압 등 고위험 질환자가 늘어나면서 매년 만성 콩팥병 환자 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시사저널 임준선
ⓒ시사저널 임준선

콩팥 손상은 대개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진행되는데, 만성 콩팥병의 원인이 되는 질환으로는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신염이나 간질성 신염, 다낭성 난소증후군, 전립선 비대증, 요로결석, 암 등으로 인한 요로폐색과 반복적인 요로감염 등이 있다. 이 중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신염이 만성 콩팥병의 원인 중 4분의 3을 차지한다. 또한 흡연자, 비만한 사람, 고령자, 콩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약물 복용자, 콩팥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콩팥질환의 고위험군이다.

콩팥 손상은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을 수 있다. 시간 경과에 따라 점진적으로 구역, 구토, 식욕부진, 피로감, 발과 다리의 부종, 근육경련이 나타날 수 있고, 피부가 건조하고 가려울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은 다른 질병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콩팥질환을 의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콩팥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면 혈압이 상승하고, 숨이 차며, 가슴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만성 콩팥병은 전신의 각종 조직과 장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수분 저류(체액이 머무르는 현상)로 인해 팔다리가 붓고 고혈압이나 폐부종 등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빈혈, 심장질환, 골다공증, 면역 저하, 심낭염, 고칼륨혈증 등이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결국 비가역적인 콩팥 손상으로 인해 투석이나 신장 이식이 필요한 상태에 다다를 수 있다. 2021년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만성 콩팥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심혈관계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2.1배 높았다.

 

담배는 끊고 음식은 싱겁게 먹어야

만성 콩팥병은 초기에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신염이나 간질성 신염, 다낭성 난소증후군이 있거나 요로감염이 반복되는 경우 그리고 흡연자, 비만한 사람, 고령자, 콩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약물 복용자, 콩팥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혈액검사, 소변검사,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콩팥질환 유무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질병관리청은 만성 콩팥병 예방 관리 생활수칙 9가지를 권고한다. ①음식은 싱겁게 먹고, 만성 콩팥병이 있으면 단백질 섭취를 가급적 줄인다 ②담배는 반드시 끊고 술은 하루에 한두 잔 이하로 줄인다 ③고혈압·당뇨병을 꾸준히 치료한다 ④칼륨이 많은 과일과 채소의 지나친 섭취를 피한다 ⑤적정 체중을 유지한다 ⑥정기적으로 소변 단백뇨와 혈액 크레아티닌 검사(신장 기능 검사)를 한다 ⑦콩팥 상태에 따라 수분을 적절히 섭취한다 ⑧주 3일 이상, 하루 30분~1시간 적절한 운동을 한다 ⑨꼭 필요한 약을 콩팥 기능에 맞게 복용한다.

만성 콩팥병은 위험요인들을 잘 관리하고 조기 발견하면 생활 습관 개선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투석·이식이 필요한 말기 신부전증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으므로 정기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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