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떨어지나…‘5만전자’에 비명 지르는 개미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6.17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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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스텝 여파에 6만원대 무너져
기관·외국인 던진 물량 개인이 14조원 순매수
6월17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미국 뉴욕 증시 관련 뉴스를 살피고 있다. ⓒ 연합뉴스
6월17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미국 뉴욕 증시 관련 뉴스를 살피고 있다. ⓒ 연합뉴스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국내 증시를 강타했다.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에 흔들리던 코스피는 장중 2400선이 깨졌고, '대장주' 삼성전자는 6만 선을 지키지 못한 채 '5만전자'로 밀려났다. 

17일 오후 12시20분 기준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5만9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종가(6만900원)대비 2.13% 하락한 것으로, 52주 최저가를 또 경신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 아래로 떨어진 건 2020년 11월4일(5만8500원) 이후 1년7개월 만이다. 개장 직후 6만원 대를 내준 삼성전자는 이후에도 반등 없이 5만9000원대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경기 둔화 우려와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 미국의 물가 폭등으로 인한 긴축 우려에 연일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7일부터 7거래일 연속 하락한 삼성전자는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나흘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난 15일(현지 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0.75%포인트 금리인상 후 글로벌 증시가 예상을 벗어난 '안도 랠리'를 펼치자 전날 삼성전자는 8거래일 만에 반등하며 '5만전자'를 피해가는 듯했다. 그러나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공포가 가시지 않으면서 투심은 얼어붙었고, 결국 하루 지나 시장에 반영됐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 연합뉴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실적과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16조3000억원에서 15조원으로 하향하고, 목표 주가를 7만9000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목표주가(8만8000원)보다 10.23% 큰 폭으로 낮춘 것이다.

이승우 리서치센터장은 "점점 높아지는 금리는 결국 누적돼 올해 후반기부터 세계 경제에 더욱 부담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까지는 수요 둔화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업들의 투자 계획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수요 둔화를 감안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60조1000억원)를 기존보다 3.1% 낮추고 목표주가를 8만7000원에서 8만3000원으로 조정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5만3000원대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한숨은 더 깊어지게 됐다. 올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을 거듭하는 동안 기관과 외국인은 '매도'했지만, 개인은 홀로 매수를 이어왔다. 

개인이 사들인 삼성전자 주식은 16일 기준 14조310억원치에 달한다. 같은 기간 외국인(7조5710억원)과 기관(6조7300억원)이 던진 총 14조3010억원을 개인이 고스란히 받아낸 셈이다.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소액주주 수는 지난해 말 기준 506만6351명에 달한다. 

같은 시각 기준 코스피는 전날보다 1.18% 하락한 2422.51에서 움직이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장 초반 2% 넘게 하락하며 2400선이 깨지기도 했다. 코스닥도 1.49% 떨어진 790.20에 거래되며 하루 만에 800선을 내줬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고강도 긴축 행보가 전 세계 중앙은행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투자심리가 회복되긴 어렵다"며 "당분간 기술적 반등 폭도 제한적일 수 있어 (투자자들은) 주가가 급락한 성장주를 저가 매수하는 전략도 신중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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