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처음부터 불가능한 사업을 추진”…보령머드박람회 조직委, 일방적 업무협약 파기 ‘파장’
  • 서중권 충청본부 기자 (sisa410@sisajournal.com)
  • 승인 2022.06.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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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사업단 “9개월 준비한 전시행사 통째로 삭제” 주장
조직委 “국제행사에 민간기업이 들어오는 것 자체가 불법” 해명

 

지난 3월23일 보령해양머드박람회와 에듀페어 사업단 협약식. 이 행사에는 조직위원회 조한영 사무총장, 김기정 총감독, 강병락 기획 홍보부장, 복규범 운영본부장, 에듀페어 사업단의 트루바인 박용우 대표 등이 참석했다. ⓒ조직위

“산적한 부실을 넘어 권력을 가진 공기관이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사기행각을 벌인 명백한 범죄행위에 대한 사안입니다”

국제행사인 ‘2022 보령해양머드박람회’ 협력업체로 참여했던 민간 사업단 박용우 대표의 하소연이 예사롭지 않다. 박 대표는 “박람회 조직위가 처음부터 불가능한 사업을 될 것처럼 추진하는 등 부당 행위를 자행했다”고 폭로했다. 박람회 개최를 불과 한 달여 앞둔 시점이다. 일각에서는 “조직위의 일방적 계약해지라는 점에서, 누군가는 책임져야 할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박 대표는 15일 “‘보령해양머드박람회와 '미래를 여는 에듀페어 사업단'과의 협력사업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사업인데도, 지난 9개월간 조직위 관계자가 불법적인 행위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방적 계약파기로 회사 신뢰도를 추락시켰고, 정신적 피해는 물론 수십억의 손해를 보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사업단은 지난달 23일 충남도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령해양머드박람회 조직위원회가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사기행각을 벌였다”며 관련자에 대한 조사와 전문 자문단 출범 등을 촉구한 바 있다. 민간 사업단 ’에듀페어‘는 ㈜더트루바인과 ㈜디지털미디어연합, ㈔전국언론사연합회 등 3개 업체다.

에듀페어 박 대표가 주장하는 내용을 간추리면, 지난 2월23일 조직위와 사업단은 업무협약을 맺고 공식적인 후원업체가 됐다. 이에 따라 사업단은 17개 시도교육청 등을 대상으로 다각적인 홍보 활동을 펼쳐왔다는 것이다.

특히 ”전시장 내에서는 수익이 되는 체험활동이나 상품판매 활동하면 안 된다는 인수위의 조건도 받아들였지만 결국,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박람회에서 사업단의 전시행사를 통째로 빼버렸다“고 주장했다.

'2022 보령해양머드축제' 포스터 ⓒ조직위

이에 대해 조직위는 “조직위와 사업단이 맺은 업무협약은 행사 성공개최를 목적으로 홍보 분야 협력을 위한 선언적 의미의 업무협약일 뿐 조직위에서는 공식적으로 사업단에 사업 승인을 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에듀페어 사업단의 주장은 이와는 다르다. 사업단 측은 지난 1월4일 조직위 측에 업무협약(안)을 정리해 메일로 발송한 회신을 공개했다. 이 내용은 “전 공간에 관한 정확한 토지면적, 수익사업 등에 관한 내용이 너무 상세하게 표기되면 상부의 승인을 받기 어려우므로 내용을 뭉뚱그려 업무협약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회신이다.

사업단은 조직위원과의 ’상생협력업무협약‘ 체결과 관련한 일련의 업무일지를 공개했다. 이 내용을 최근 있은 요일별로 간추리면, △박람회 로고 받음(3월14일) △세부운영기획안 3차 안 작성 전달-박람회와 에듀페어 pptx 문서에 기입(3월28일) △조직위 홈페이지에 에듀페어 배너 링크(4월1일) △조직위로부터 수익사업 관련 작성 요청(4월1일) △입장권 3만 장 선구매 적용 수정 제출(4월9일) △에듀페어 전시업체와 계약체결(4월12일) 등이다.

하지만 지난 4월14일 돌연 조직위 현장도면에서 ’에듀페어관‘이 삭제됐고, 조직위 관계자 누구도 이와 관련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령해양머드박람회 조감도 내 붉은 네모 안이 에듀페어 전시관 ⓒ에듀페어 사업단

사업단은 이 같은 조직위의 일방적인 계약파기에 대해 공동위원장인 김동일 보령시장과 양승조 충남지사, 조한영 사무총장 등에 질의했다. 결과는 이들 모두 “보고 받은 내용이 없다”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사업단은 지난 4월29일 조 사무총장을 방문했을 당시 사무총장은 “에듀페어 개최 자체가불법이다. 국가 예산으로 개최되는 국제행사에 민간기업이 들어오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에듀페어 박 대표는 “그렇다면 지난 9개월간 김기정 총감독은 지위를 이용한 불법적인 행위를 해왔으며, 복규범 본부장은 해당 업무 담당 공무원으로 사기 및 업무방해에 대한 믿음을 주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2년 보령해양머드박람회‘는 총사업비 145억원을 들여 충남도와 보령시가 주최하고 해양수산부가 후원하는 국제적 행사다. 7월16일부터 8월15일까지 한 달 동안 대천해수욕장 인근에서 개최된다.

한편, 시사저널은 조직위의 조직관리와 불투명한 예산 소요, 과다한 업무추진비 등 논란의 반론을 듣기 위해 사무총장 등에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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