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원숭이두창 의심자 발생…“내·외국인 각 1명, 부산·인천서 격리”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6.2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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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 모두 입국 당시 피부병변 동반한 감염 증상 발현
내국인은 공항서 격리, 외국인은 하루 지나 부산 병원 찾아
5월27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검역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해외 입국자들 앞에 원숭이두창 관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5월27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검역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해외 입국자들 앞에 원숭이두창 관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방역당국은 22일 원숭이두창 의사환자(의심자)인 외국인 1명과 내국인 1명에 대해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외국인은 국내 입국 뒤 하루가 지나 부산에서 병원을 방문, 격리돼 대인 접촉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질병관리청은 "21일 오후 전신증상 및 피부병변의 임상증상을 보이는 2명이 원숭이두창 의사환자로 신고돼 현재 진단 검사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의사환자란 원숭이두창 감염이 의심되지만 진단을 위한 검사기준에 부합하는 검사 결과가 없는 사람을 뜻한다.

2명의 의사환자는 지난 20일 항공편으로 입국한 외국인 A씨와 21일 독일에서 귀국한 내국인 B씨다.

외국인 A씨는 지난 19일부터 인후통, 림프절 병증 등 전신증상과 함께 수포성 피부병변 증상이 발생했고, 입국 다음 날인 21일 오전 부산 소재 병원(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 내원했다.

이 병원은 21일 오후 4시 A씨를 원숭이두창 의심 사례로 신고했고, 현재까지 같은 병원 격리병상에서 치료 중이다.

내국인 B씨는 독일에서 지난 21일 오후 4시께 귀국한 내국인이다. 입국 전인 지난 18일 두통 증상이 있었고, 입국 당시 37.0도의 미열, 인후통, 무력증(허약감), 피로 등 전신증상과 피부병변을 보였다.

인천공항 입국 후 본인이 질병청에 의심 신고를 해 공항 검역소와 중앙역학조사관에 의해 의사환자로 분류됐다.공항 격리시설에서 대기 후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의사환자 중 B씨는 입국 직후 신속 격리됐지만, A씨의 경우 입국 다음날 병원을 찾은 만큼 하루 동안 대인 접촉을 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A씨가 원숭이두창 관련 증상을 보였음에도 입국 과정에서 걸러지지 못한 만큼 검역 체계 강화 필요성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수포가 올라 온 '원숭이두창' 감염자의 손 ⓒ WHO 홈페이지
수포가 올라 온 '원숭이두창' 감염자의 손 ⓒ WHO 홈페이지

원숭이두창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으로, 쥐와 같은 설치류가 주 감염 매개체로 지목되고 있다. 주로 유증상 감염환자와의 밀접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잠복기는 5일에서 최장 21일까지로 알려져있다.

방역 당국은 원숭이두창이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하자 지난 8일 원숭이두창을 코로나19와 같은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원숭이두창에 대한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 단계로 발령했고, 발생 국가 방문자를 대상으로 입국시 발열체크와 건강상태 질문서를 받고 있다.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감염력이 사라질 때까지 전문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게 된다. 동거인이나 성접촉자 등 고위험군은 잠복기인 21일간 격리 대상이다.

원숭이두창은 호흡기 전파도 가능하지만, 공기전파는 흔하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19처럼 전파력이 높지는 않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최근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은 3~6% 수준이다. 신생아, 어린이, 면역저하자 등에서는 심각한 증상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풍토병이 된 바이러스지만, 지난달 7일 영국에서 첫 발병 보고가 있고 난 뒤 유럽 전역과 미국 등 각국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다. 지난 15일까지 전 세계 42개국에서 2103건의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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