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에 ‘데이트 폭력’까지…‘공기업’ 강원랜드 왜 이러나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06.2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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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징계 건수 증가세…솜방망이 처벌이 원인으로 지목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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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에서 최근 직장 내 괴롭힘과 데이트 폭력 등의 문제들이 불거져 논란에 휩싸였다. 직원들의 기강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강원랜드에서 직원들의 각종 비위가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높다.

강원랜드는 최근 실장급 A씨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대기업 임원 출신인 A씨는 개방형 직위 공개 채용을 통해 올해 2월 강원랜드에 입사했다. A씨는 근무 초기부터 팀장급 간부들과 불협화음을 냈다.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지시를 내리는 등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일부 팀장이 자리를 옮기거나 병가를 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파열음이 끊이지 않자 강원랜드는 A씨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자체감사에 나섰다. A씨는 강원랜드의 업무 역량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과 오해가 빚어졌다는 입장이다. 강원랜드는 감사 결과에 따라 A씨의 업무 복귀와 징계 여부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데이트 폭력 및 성폭력 이슈도 불거졌다. 강원랜드 직원 B씨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온 여직원을 상대로 만남을 강요하고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지난 4월 구속된 것이다. B씨는 여직원의 헤어짐 요구에 폭력 등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랜드는 B씨의 재판 결과에 따라 징계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강원랜드 직원들의 비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앞서서는 카지노 고객팀에 근무하는 C씨가 불법사채업자들에게 VIP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적발됐다. 그 대가로 C씨는 사채업자들로부터 금품 및 향응을 수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직원 D씨는 성희롱과 폭언, 갑질 등을 일삼다 징계를 받았고, 부서장급 E씨는 근무시간에 상습적으로 음란물을 시청한 사실이 드러나 감봉 처분을 받았다. 이밖에 술자리에서 의견충돌 끝에 동료 직원의 머리를 가격한 일도 있었다.

강원랜드 임직원들의 비위와 기강해이 문제는 국정감사의 단골 소재가 된 지 오래다. 지난해 국정감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시 공개된 강원랜드의 ‘최근 5년(2017~2021년) 징계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성폭력과 금품수수, 계약비리 등 비위로 징계를 받은 직원은 123명에 달했다.

문제는 계속된 지적에도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오히려 비위 직원들에 대한 징계 건수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26건에 이어 2019년 30건, 2020년 37건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월부터 7월 사이에만 총 31건의 징계가 내려졌다.

그 주된 원인으로는 강원랜드의 솜방망이식 처벌이 지목된다. 폭행과 성폭력,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 등은 형사처벌 대상임에도 강원랜드는 고발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 기간 강원랜드가 고발한 비위행위는 몰래카메라로 게임카드를 사전 판독한 직원 2명이 전부였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강원랜드 직원들의 비위를 문제 삼은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위행위들을 근절할 수 있도록 직원교육을 보다 강화하고, 반복적인 비위행위에 대해서는 가중처벌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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