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출마 초읽기’ 관측도
친문재인계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던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재명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하기 위해 불출마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이 의원의 출마는 기정사실화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저를 내려놓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민주당이 다시 사는 길에 저를 바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민주당은 무너져 내린 도덕성을 회복하고 정당의 기본 원칙인 책임정치, 당내 민주주의를 다시 세워야 한다”며 “이번 전당대회는 단결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 낼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했다.
홍 의원을 비롯한 친문계 유력 당권 주자들은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전해철 의원도 지난 22일 “지금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하루빨리 수습되고 민주당의 미래를 위한 비전과 과제가 활발히 논의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저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이 같은 ‘불출마 릴레이’는 이재명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친문계는 장외 여론전에서도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을 비판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박영선 전 장관은 전날 “(이 의원이 출마하면 당이 굉장히 혼란스러워질 것”이라며 “분당 가능성이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친문계의 견제에도 이 의원은 사실상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전날 당 원로들과 접촉하며 ‘출마 명분 쌓기’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 쇄신을 위해 마련된 워크숍에서 불출마 요구에 직면한 직후이던 지난 25일엔 ‘개딸’ 지지자들과 소통 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지지 기반을 다지며 세몰이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이 의원의 출마와 관련한 공개 발언을 삼가던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도 목소리를 보태고 있다. 친명계 좌장 격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핵심 당원들은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이 아무런 비전이나 가치도 제시하지 않은 채 ‘내가 안 할 테니 너도 하지 말라’는 행태에 분노하고 있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