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유사 기름값 인하” 압박에…베이조스 “시장 심각하게 오해”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7.0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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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이어 또 충돌…백악관 “현 상황, 기본적인 시장 작동 아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16일(현지 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A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16일(현지 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A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유사들에게 기름값을 인하하라고 압박한 데 대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정유사들을 향해 “지금은 전쟁과 세계적 위기의 시기”라며 “생산에 드는 비용을 반영해 주유소에서 요금을 낮춰라. 지금 당장 하라”고 압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이 40년 만에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경제 위기 상황에서 나왔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이날 갤런(3.78L)당 4.81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기록한 사상 최고가(5.016달러)에 근접하는 수치로, 유가는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가운데 정유사들이 누리는 폭리를 겨냥해 “하느님보다 돈을 더 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베이조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트윗을 리트윗하며 “기본적으로 잘못된 방향이거나, 기본적 시장 작동에 대한 심각한 오해”라며 “백악관이 이런 발언을 계속하기에는 인플레이션은 훨씬 더 중요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정유사를 압박해 가격을 낮추도록 하는 것은 자유시장 원칙에 위배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읽힌다.

이에 백악관 인사들은 즉각 베이조스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서 “유가가 지난 한 달 동안 15달러 가까이 떨어졌지만 휘발유 가격은 거의 떨어지지 않았다”며 “소비자 가격이 유가 하락분을 반영하지 않는 만큼 ‘기본적인 시장 작동’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유가 시장이 미국 소비자들을 실망케 하고 있다”며 “정유사들이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미국인들을 희생해가며 기록적인 이윤을 거두는 게 경제 운용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니, 놀랍지 않다”고 지적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은 갤런당 5달러씩(을 내며)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며 “대통령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매우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비 대변인은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유가 대책을 제안한 바 있으며, 전략비축유를 풀기도 했다며 정부가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모두가 협력하면 갤런당 최소 1달러는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백악관과 베이조스 사이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에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고 싶은가? 가장 부유한 기업들이 공정한 몫을 지불하도록 확실히 만들자”며 법인세를 늘려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에 베이조스는 “이것들(기업 증세와 물가 안정)을 뒤섞어 잡탕을 만드는 것은 잘못된 방향”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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