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공정거래위원장에 ‘연수원 동기’ 지명…野 “지인정부” 반발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7.0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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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옥렬 서울대 교수 지명…‘尹사단·친기업 성향’ 등 진통 예상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서울대 홈페이지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서울대 홈페이지

윤석열 대통령이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명했다. 야당은 송 교수가 윤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23회)인 점과 친기업 성향을 보인 점 등을 지적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4일 송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하는 등 내각 인선을 단행했다고 대변인실이 밝혔다. 

송 교수는 상법 분야 권위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1988년 서울대 법대에 수석 입학한 송 교수는 윤 대통령과는 사법연수원 동기다. 연수원 시절 행정고시(36회)와 외무고시(27회)에 모두 합격해 이른바 '고시 3관왕'을 달성했다.

그는 서울대 대학원을 거쳐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법학 석·박사 학위를 땄다. 귀국 후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근무했고, 2003년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임용됐다.  

윤석열 정부 초대 공정위원장에는 여성 법조인 출신인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10여 명이 거론됐지만 결국 송 교수로 낙점됐다.

야당은 송 교수 지명을 놓고 '윤석열 사단 만들기'라며 즉각 반대했다. 또 '기업 저승사자'로 불리며 기업과 시장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공정거래위원장에 친기업 성향의 송 교수가 오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정부 요직을 지인으로 모두 채우려는 것인지 황당하다"며 "지인(知人)정치가 아니라 지인정부를 만들려는 것인지 답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송옥렬 교수는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부적합한 인물"이라며 "과거 공정위의 재벌그룹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규제와 관련해 '경제민주화'를 '정체 모를 구호'라고 폄훼하며 '기업집단이 이를 재벌 때리기로 이해하는 것도 수긍되는 면이 없지 않다'고 비판하는 칼럼을 게재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며,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운영하는 준사법기관"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의 목적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생각을 가진 인사를 대통령의 지인이라는 이유로 위원장에 앉히겠다니 여성가족부처럼 제 기능을 못 하는 기구로 만들겠다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대기업 위주의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선언이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능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 삶과 나라의 미래보다 윤석열 사단 만들기에만 혈안이 된 대통령과 집안싸움에만 여념 없는 여당인 국민의힘으로 인해 심화되는 경제 위기에 국민의 고통만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 걱정된다"고 성토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 임명을 재가했다. 박 부총리와 김 의장 모두 국회 원 구성 협상 지연으로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됐다. 새 정부 들어 청문회 없이 임명된 것은 김창기 국세청장에 이어 두 번째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결국 자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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