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루한스크 장악 후 도네츠크 공세 본격화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7.05 12:3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BBC “러시아, 지배력 확보 위해 총력전 펼 것”
4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핵심 지역 중 한 곳인 도네츠크에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
4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핵심 지역 중 한 곳인 도네츠크에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한 축인 루한스크를 완전 점령한 러시아군이 나머지 한 축인 도네츠크 지역에 대한 공세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과 미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최근 루한스크 내 우크라이나군의 마지막 거점이었던 리시찬스크를 점령하며 루한스크를 완전히 손에 넣었다. 이후 슬라뱐스크·크라마토르스크 등 도네츠크의 주요 공업도시를 향해 남서쪽으로 서서히 진격하고 있다. 도네츠크 지역은 산업 시설이 많아 우크라이나군 장비와 병력 공급의 중심지 역할을 해 왔다. 광물 자원도 풍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래도록 눈독을 들였던 지역이다.

파블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에 “러시아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도네츠크에서 민간인 9명을 살해했다”며 “몇 주 내에 러시아군의 도네츠크 지역 공격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도 전날 도네츠크 슬라뱐스크에 대한 러시아군의 로켓포 공격으로 최소 6명이 숨지고 12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바딤 리악 슬라뱐스크 시장은 페이스북에 “2월24일 러시아 침공 이후 가장 심각한 포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인근 크라마토르스크도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푸틴 대통령이 루한스크와 마찬가지로 도네츠크에 대한 완전한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가 이번 침공의 정당성을 두 지역의 ‘해방’이라고 천명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푸틴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동부 돈바스에서 ‘신나치 세력’에 의해 억압받는 러시아계 주민의 해방을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 때문에 화력을 이곳에 집중해 우크라이나 진영을 천천히 압도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망했다.

NYT는 러시아군이 최근 점령한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는 남서쪽에 있는 도네츠크 도시들에 대한 공세를 퍼붓는 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쟁 초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과소평가한 나머지 후방 지원 없이 수도 키이우로 빠르게 진격하다가 패퇴한 경험을 거울삼아, 다소 늦더라도 야금야금 영토를 빼앗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이러한 ‘느린 전진 전략을 역이용하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BBC에 “러시아군을 도시 점령전에 나서도록 만든 뒤 시가전을 벌이며 지치게 하는 게 우리 목표”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루한스크에서의 패퇴를 “전술적 후퇴”라고 표현했다. 다만, 러시아군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군 사이에서도 체력적·정신적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런 접근법이 타당한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NYT는 전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