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英 총리, 사퇴 권유한 측근 해임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7.0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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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내각 44명 사임·해임…“존슨 총리와 일할 수 없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월 19일(현지 시각) 런던 하원에 출석해 '총리 질의응답'(PMQ)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월 19일(현지 시각) 런던 하원에 출석해 '총리 질의응답'(PMQ)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자신에게 사퇴를 권유한 측근을 장관직에서 해임했다.

6일(현지 시각) 영국 BBC 방송은 존슨 총리가 주택부 장관인 마이클 고브를 전격 해임했다고 보도했다. 고브 장관은 보수당의 거물이자 존슨 총리의 최측근 인물로, 전날 존슨 총리에게 ‘이제는 그만둘 때’라며 자진 사퇴를 권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BC 방송은 존슨 총리가 “큰 논쟁이 있을 때 뱀처럼 구는 사람과는 함께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총리실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현재 존슨 총리를 향한 전방위 사퇴 압박은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상태다. 그는 이날 총리실 관저에서 장관들과 만난 자리에서 ‘보수당에서도 신임을 잃었다’며 사퇴를 권고 받았다. 지난 5일에는 재무부·보건부 장관이 존슨 총리와 일할 수 없다며 사임했고, 이후 40여 명의 관료들이 존슨 총리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며 줄사표를 냈다. 이틀 만에 총 44명의 장관 및 참모가 사임 또는 해임된 상태로, 이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다.

존슨 총리를 둘러싼 이같은 사태는 총리가 측근의 성추행 논란에 안일하게 대응한 것이 불씨가 됐다. 지난주 크리스 핀처 보수당 원내부총무가 술에 취해 남성 두 명을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존슨 총리는 감싸주기와 말 바꾸기에 급급했다는 것이다. 존슨 총리는 지난달 6일 ‘파티 게이트’ 사건을 필두로 부쳐진 신임투표를 간신히 통과했지만, 이번 논란이 겹치면서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

존슨 총리는 자진 사퇴는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그는 이날 의회에 출석해 “사퇴할 뜻이 없다”며 “2019년 유권자들로부터 선거를 통해 부여받은 막중한 임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 주 감세 계획을 발표하고 여론을 달랠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존슨 총리 측 참모인 제임스 더드리지는 “다음 주 총리가 새로운 경제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여기에는 세금 감면이 포함될 것”이라고 스카이뉴스에 6일 밝혔다.

하지만, 존슨 총리를 겨냥한 집중포화가 여야에서 쏟아지면서 이제는 그의 내각 인사가 사실상의 '반란'을 언급하는 상황까지 연출되는 모양새다. 수엘라 브레이버먼 법무상은 6일 존슨 총리에게 사퇴를 종용하면서 '내가 후임으로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ITV가 이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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